최연소 이준석 후보가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하고, 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등 중진 후보 4명이 추격하는 완벽한 '1대 다(多)'의 세대 대결 구도가 짜였습니다.
그동안 각자 일정에 따라 유권자를 접촉하고 정견을 발표했다면, 이제부터는 단체로 전국을 돌면서 연설회와 토론회를 통해 경쟁자들과 즉석에서 비교평가를 받아야 하지요. 이런 구도 속에 이번 주말에 경기지역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유권자 70%의 당원 목소리와 30% 비율의 국민 목소리가 조금은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실제 이런 판단이 최종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고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표심의 향배에 따라 승패가 갈리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이준석·나경원 후보의 '빅2' 대결이 요동치는 양상입니다. 한 경기지역 정치인은 0선 대표에 대한 '우려'와 국민의 '변화' 기대치를 놓고 심각한 고민과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 이준석 대 중진 4명 '세대 대결'0선 대표에 대한 '우려'-국민의 '변화' 기대 놓고 고민·압박
그래서 두 후보의 정치적 멘토이자 가까이에 있는 두 전직 의원들의 입을 통해 후보의 생각과 주말 지역 분위기, 앞으로 경쟁 구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최연소 후보인 이준석 후보 쪽은 이 후보의 정치 멘토인 정병국(여주 양평)전 의원을, 나경원 후보 쪽은 나 의원과 사법고시 동기생인 김용남(수원병) 전 의원을 소환했습니다. 각각 전화 통화를 통해 전한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정 전 의원. 경기도 여주 양평에서 정치한 전직 의원으로 우리 정치사의 쇄신·혁신·변화의 아이콘이죠. 신호음이 많이 걸리지 않았지만 가파른 호흡 소리를 내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주·이포 강변에서 말 타고 승마 하고 있다"며 놀러 오라고 했지만, 휴일 근무인지라, 뚯하지 않은 '마상 통화'를 했습니다.
가장 먼저 물은 게 주말 경기도에 '이준석 바람'이 어땠냐는 것이었는데 "이준석 바람이 당연시되고, 오히려 굳혀지고 있는 거 같다"고 했습니다.
"이준석 바람, 변화 위한 발버둥·정권창출 집념 당의 상징"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이준석은 우리당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거 아니겠냐"며 다른 후보들과 차별성을 강조했지요. 그는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얼마나 변화를 위해 (당 스스로) 발버둥 치는지, 또 정권 창출에 집념과 열정을 보이는지 상징성이 되지 않겠느냐"고도 했습니다.
■같은 질문. 나경원 후보 쪽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지역구인 수원병에서 초선을 지낸 김용남 전 의원과 통화입니다.
김 전 의원은 나 후보와는 서울법대 후배이지만 사법고시 동기생으로 연수원 생활도 같이했고, 정계에 들어와서도 서로 교감을 많이 나눈 인물. 김 전 의원에게도 '1등 이준석'에 대한 경기도의 주말 분위기에 대해 물었지요. 대답은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그는 "이준석이 1등 한 거는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역시 많은 사람이 불안감을 가지고 있더라. 과연 할 수 있겠냐. 만약에 이준석이 대표가 된들 잘할 수 있겠냐는 말이 많았다"고 우려감을 표출했지요.
두 사람이 이·나 후보의 대변자는 아니지만, 기자가 주말 야당계 인사들과 접촉한 바대로 실제 분위기와 흡사했습니다.
물론 5명의 후보가 1차 컷오프를 통과하고 대결을 펼치고 있는데 두 사람만 거론하는 게 조금은 걸렸지만, 당원 70%의 목소리 비중이 워낙 크고, 실제 경기도 정가의 분위기도 두 사람으로 지지세가 좁혀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선 두 사람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다시 김 전 의원에게 이준석에 대한 불안감이 왜 나왔느냐고 물었더니 "이준석은 아직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아 보거나 어떤 성과를 내본 적이 없다. 정치인보다 방송인으로 10여 년 살았다"며 "그런 불안감이 당원에게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국민은 '변화'와 새바람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는 "그게 한 번만 생각해 보면 기존 정치와 다른 정치를 보여줄 사람, 그런 희망을 줄 사람은 사실은 대선후보가 돼야 한다"고 즉답을 했지요. "대선 후보가 그런 이미지가 필요하고 대선 후보를 배출할 대표는 변화의 주인공보다는 조력자여야 한다. 조력자는 이것저것 해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그러면서 "야권 단일후보를 내야 하는데 일단 안철수 대표의 복심인 권은희 의원조차 '이준석은 같이 못 한다'는 메시지를 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지요.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위해선 노련한 경험자가 야권통합,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지금 나와 있는 후보 중 유력 대선 후보들과 가장 신뢰관계가 깊은 사람은 나경원 후보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습니다.
'비전이 있냐'고 하니 김 전 의원은 "앞으로 많이 내놓을 것"이라며 청년 공동당직제 도입을 강조하더군요. "이미 나온 얘기 이긴 하지만 당 안에 당을 만들어 예를 들어 당직 쉐어링(shsring·공유)을 할 것으로 안다. 또 지도체제 개편에 대한 생각도 조만간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나경원, 대선 후보 신뢰 깊어 야권 단일후보 낼 능력 갖춰"
그는 나 후보의 장점에 대해 "말을 안해서 보도는 안 됐지만, 누구보다 유력 대선 후보들에 대한 신뢰가 깊다. 영입 단계서어 부터 많은 사람이 들어 오게 할 수 있고, 야권통합과 야권 단일 후보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보"라고 자랑했습니다.
또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는 본인이 스타가 되려고 하거나 본인이 피는 건 안된다"면서 "그아먈로 뒤에서 궂은일 다하고 묵묵한 조력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여성으로서 어머니처럼 뒷바라지를 가장 잘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권 했습니다.
■다시 이준석 후보에 대한 평가를 보겠습니다. 먼저 유승민계로 알려진 이준석 후보의 '공정성'에 대해 문제는 없을까. 가장 궁금한 대목이지요. 정 전 의원은 대뜸 "그건 별문제 없을 거다. 이준석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새로운 보수당 때 보니 유승민에 가장 안티 였다. 그네 30대 젊은 세대들은 우리가 볼 때 좀 되바라졌다고 보일 수 있지만, 그네들은 싫다 좋다를 분명히 표출하는 세대"라는 말했습니다.
"공정성 지적 이준석 잘 몰라 하는말… 과거 유승민 최고 안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며칠 전 무소속 윤상현 의원의 말이 생각이 나네요. 정 전 의원과 좀 일치하는 부분인데, 윤 의원은 "유승민과 이준석 아버지가 고등학교 서울대 친구라고 단순 비교하면 안된다"고 하더군요. 또 그렇게 친한 관계도 아니라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그럼 이준석의 비전은 무엇일까. 정 전 의원은 "이준석 후보 캠프를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조언하자면 중진 당직제 도입을 얘기해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당 대표 0선, 사무총장이나 정책위의장 중진 맡으면 얼마나 보기 좋으냐"며 "그러면 국민들에게 보기도 좋고 이제 정신 차렸다고 할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당원의 비중이 커 '찻잔속 태풍'으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준석이를 통해 대구 얘기를 전해 들었는데 지난 시장(서울) 보궐선거 때 시민 뜻에 따라가면 이긴다는 걸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당원들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심지어 한 당협 위원장으로부터 '태극기 부대'에 자주 나가는 한 유튜버도 이번에는 '젊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해 쇼크를 받았다는 일화를 들었다"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최연소 후보의 돌풍을 놓고 깊은 고민과 내홍을 겪고 있는 야당가의 전당대회 분위기가 새삼 지역 정가의 큰 화제가 된 주말이었습니다.
■한편 기대치 보다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지만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후보도 초반 이 후보의 대세론을 견제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답니다.
주 후보 측은 "10년간 당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던 '가짜 청년' 이 후보, 그 배후에서 계파와 줄서기를 조장한 유승민계의 실체를 제대로 알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전국 당원이 지켜볼 연설회와 토론회에서 정면승부를 자신하고 있기도 하고요. 유일한 TK 주자로서 조직력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고, 실제 경기도 당협 위원장 수로는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인 거 같은데 1차 컷오프 지지율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초미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연설회 등 역전 노리는 주호영…홍문표·조경태도 분발 기대
홍문표 조경태 후보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긴 한데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권역별 연설과 토론회 등에서 분발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