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금속 캔 업체서 화재
245㎖ 생산라인 전소 수급 차질
시중 대부분 '얇캔'… 공급 대체
정상화 빨라야 1년 넘게 걸릴듯
 


untitled-1.jpg
포카리스웨트 240㎖ 캔 이미지. /동아오츠카 온라인샵 캡처

 

'포카리스웨트 용량이 245㎖에서 240㎖로 갑자기 줄어든 비밀은?'

국내 최대 금속캔 업체 화재로 음료캔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난달 포카리스웨트 용량이 소리 소문 없이 5㎖ 줄었다.

1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충청북도 음성군의 금속캔 제조업체 한일제관 공장에서 불이 나 6개동 중 1개동 3만3천㎡가 전소됐다.

음료캔은 알루미늄·철 등 금속조각을 얇게 눌러 관 형태로 용접하는 방식(프레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이곳은 국내에 유통되는 음료용 금속관(2020년 66억1천300만관)생산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국내 1위 업체다.

특히 불이 난 곳은 시중 금속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조각 알루미늄캔 생산 라인이어서 음료캔 수급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음료업체들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당장 확보 가능한 용량의 금속캔으로 변경에 돌입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달 인기 스포츠음료 '포카리스웨트' 용량을 245㎖에서 240㎖로 5㎖ 줄였다.

시중 '얇캔(슬릭캔)' 제품 대부분은 용량이 240㎖이지만 포카리스웨트는 유일하게 245㎖로 출시됐었다. 그러나 245㎖ 알루미늄캔 전량을 수급해왔던 한일제관 생산 라인이 전소되며 수급처를 타 업체로 바꾸는 과정에서 용량은 도로 240㎖로 줄었다.

업계 1위 롯데칠성음료 역시 최근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핫식스 등 탄산음료 제품 대부분을 330㎖ '얇캔'(슬릭캔)에서 355㎖ '뚱캔'(스터비캔)으로 대체했다. 이번에 전소된 금속 캔 공장은 245㎖와 더불어 330㎖ 얇캔을 주력 생산해 왔다.

그동안 금속캔 제조업계 2~3위였던 테크팩솔루션과 롯데알루미늄 등은 예상치 못한 발주량 풍년을 맞게 됐다. 업계는 이 같은 금속캔 생산 차질이 당분간 지속돼 빨라도 내년에야 수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제관협동조합 관계자는 "기존에 재고가 상당량 확보된 상태라 한일제관 화재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코로나19로 새로운 제조설비를 신속하게 들여올 수 없는 상황이라 금속캔 수급 정상화에 1년~1년 반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