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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정치부 차장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유력한 자치단체장 후보군으로 떠오르면서 빨라지는 선거 시계에 도의회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22년 6월1일)는 제20대 대통령선거(2022년 3월9일)를 마치고 100일도 채 되지 않아 진행될 예정이어서 자치단체장 후보군들이 일찌감치 채비에 나선 모습이다.

달아오른 선거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여러 변화 중 하나는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한 진원지를 알 수 없는 소문들이다. 최근 3선의 A도의원은 지역사회에 "선거에 나갈 수 없는 큰 결격사유가 생겼다"는 소문이 퍼져 곤혹을 치렀다고 한다.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결격 사유'가 있다는 소문 때문에 해명도 못하고 냉가슴만 앓았다고 했다. 또 다른 B도의원도 "경찰서에서 봤다"는 '발 없는 말'이 지역구를 들쑤셔놓은 탓에 주민들이 물어볼 것을 대비해 자신의 모든 동선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놨다고도 했다.

선거가 다가오면 가장 먼저 머리를 드는 것이 네거티브성 소문이다. 내가 돼야 하는 이유 만들기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확고한 철학과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당신이 되면 안 되는 이유'를 들자고 하면 무수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가진 거친 속성 때문이 아닐까.

의원들을 둘러싼 숱한 의혹들이 모두 거짓이라거나 도마에 오른 지방의원들을 두둔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지만 벌써부터 들려오는 실체 없는 소문이 선거 결과를 왜곡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내년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후보를 가리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선에 의제가 휩쓸리면서 정작 중요한 지역 현안에 대해서 후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채널도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대선이 우리나라의 방향을 묻는 선거라면 지방선거는 우리의 삶을 가꾸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네거티브성 정보보단 정책에 귀를 기울이는 약간의 노력으로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그만큼 성공한 투자가 또 있을까.

/김성주 정치부 차장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