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교 기준 하류 1.6㎞ 구간 방치
市 "道에 요구했지만 제자리걸음"
道 "코로나로 주민 공청회 늦어져"
"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정비된 도로가 갑자기 '뚝' 끊겨요."
시흥 도심을 가로지르는 장현천은 반쪽짜리 하천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시흥시청에서 갯골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장현천 하류부 일부(1.6㎞)가 수년째 방치된 탓인데, 시흥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일 찾은 시흥시청역 인근 장현천. 생태하천으로 알려진 장현천(3.39㎞)은 지난 2012년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시흥갯골생태공원 옆 시흥갯골로 이어지는 지방하천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장현택지지구 개발과 함께 장현천 상류부(1.79㎞) 정비사업을 진행했는데, 개발 지구에 포함되지 못한 하류구간은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찾아간 장현천은 '장현교'를 기점으로 상반된 풍경이 펼쳐졌다.
하천 상류부엔 켜켜이 돌을 쌓아올린 제방과 가지런히 뻗은 보행로에서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하천 하류부에는 약 2m 높이의 수풀만 무성했다.
별도 보행로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하천 양옆 도로는 승용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는 너비로 차량과 보행자가 맞닥뜨리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주민 A(59)씨는 "하천 하류부는 도로가 좁아서 위험하다. 수로도 좁고 깊어 보이는 데다 차라도 지나면 피할데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이용다"고 토로했다.
주민 민원이 커지자 시흥시는 경기도에 수차례 정비사업을 촉구해왔다. 시 관계자는 "갯골생태공원까지 닿는 명품 하천길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도에 하천 하류구간 정비사업을 수년째 요구해 왔는데 현재까지 사업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기도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장현천 하류부 정비사업에 대한 실시설계를 진행 중인데 코로나19 등으로 주민 공청회 등 사업 추진 과정이 더딘 상황"이라며 "장현천 하류부는 농경지 등 여건이 그대로여서 수위가 높고 상류부에 비해 물의 양이 많아서 저수로를 설치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주민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