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조카의 초등학교 졸업식에 갔는데 6학년 담임선생님 이름이 '마귀녀'였다. 이름이 '귀녀'인 것은 괜찮은데 성이 마씨이다보니 '마귀녀'로 초등학교 졸업반 선생님을 하고 있었다. 점순이, 말자 등 여자 이름을 대충 작명한 경우가 많았다. 남자 이름도 천하게 지어야 오래 산다고 생각하는 단명집안에서 많이 사용하여 왔다. 그런데 맘에 들지 않는 이름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십수년전까지만 해도 법원에서 개명허가 받기가 어려웠다. 요즘은 전과조회, 신용조회를 거치면 쉽게 개명허가를 해주는 편이다. 어느 법원장님은 작명까지 해주었다.
지금도 나이(생년월일) 정정은 쉽지 않다. 주민등록번호가 바뀌어 신용이나 전과를 세탁하는데 이용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필자에게 1천만원을 줄테니 생년월일 중 한 자만이라도 바꿔 달라는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다. 생년월일을 정정하고자 하는 이유를 알아보니, '자신이 일본에서 추방당했는데 일본으로 자기가 들어가야 1억원 정도의 돈을 받아올 수 있는데, 같은 생년월일로는 평생 재입국이 안 된다는 거였다. 개명은 주민등록지 법원에 신청하지만 생년월일 정정은 가족관계등록지(구 본적지) 법원에 신청한다. 이 의뢰인의 가족관계등록지가 부산이어서 그 핑계로 거절했던 기억이 있다. 나이 정정은 병원의 출생증명서가 없는 경우 어렵다. 초등학교 졸업장에 4살에 학교 입학한 기록이 있다든지, 형과 동생이 뒤바뀐 경우 등 특수한 경우에 허가받은 경험이 있다.
/이상후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수원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