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 분향소
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마련된 고(故)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입구에서 추모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2021.6.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임시분향소 생전 모습 다큐영상
인천Utd 6번 유니폼 입은 조문객도
"성적 안 좋을 때도 팬들과 소통"
국가대표 경기장에 현수막 추진


"2019년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뒤 팬들과 함께 기뻐하던 유상철 감독님의 모습이 계속 떠오릅니다."

8일 낮 12시40분께 인천축구전용경기장 1층 로비. 췌장암 투병 끝에 하루 전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명예감독)의 임시분향소가 차려지자 소식을 전해 들은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구단 측이 마련한 임시분향소에는 유상철 전 감독의 영정이 놓여 있었고, 한쪽에는 그의 생전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상이 모니터를 통해 나오고 있었다.

유상철 전 감독의 영정 앞에서 조문하고 나온 팬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그늘이 져 있었다.

임시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은 입구에 마련한 화이트보드에 구단 스카프와 하얀 국화꽃다발을 놓고 한참 동안 유 전 감독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가져온 구단 스카프에는 '유상철 감독님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편히 쉬세요. 감사합니다'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유 전 감독의 국가대표팀 등번호 6번을 새긴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또 다른 시민은 조문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들 황인서(9)군과 함께 임시분향소를 찾은 황종연(45)씨는 "유상철 감독님은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든 상황 속에서도 훈련이 끝나면 항상 팬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며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해줘 우리 부자에겐 추억이 참 많은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김주현(39)씨는 유상철 전 감독이 인천 유나이티드에 처음 부임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유상철 감독님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응원하는 선수였다. 그런 선수가 응원하는 구단의 감독으로 왔을 때 정말 기뻤다"며 "병마와 싸우는 상황에서도 팬들에게 1부리그 생존이라는 선물을 줬고 이후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어제와 오늘 유독 환하게 웃고 있는 유상철 감독님의 생전 모습이 생각난다"고 울먹였다.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스는 '인천 붉은악마'의 협조를 구해 유상철 전 감독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국가대표 A매치 등이 열리는 경기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