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 인천경영포럼 조찬강연회3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라마다 송도 호텔에서 열린 '제423회 인천경영포럼 조찬강연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치의 새로운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1.6.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부모찬스 아닌 사다리 놓아줘야
상속·증여세·기금으로 재원 확보

정치 개혁실패 권력구조 개편을
경제 밑에서 확산 '분수론' 강조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현재 우리 정치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에 실패했다고 진단하고 국민과 함께 미래 희망을 공유하며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총리는 10일 경인일보와 인천경영포럼(회장·원용휘)이 주최한 조찬강연회에 연사로 나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가 직면한 위기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현재 시점에서 정치 개혁에 실패할 경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정치가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헌법 개정을 통해 권력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헌을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지방정부의 재정권·입법권 독립, 선거권 연령 하향 등 다양한 개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우리나라 경제 구조와 관련해서도 대기업 등 일부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나누는 '낙수효과'가 아니라 밑에서부터 경제 성장 원천을 만들어 분수처럼 넓게 확산하는 '분수경제론'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일부 대기업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 등 밑에서부터 성장 원천을 만들어 분수처럼 넓게 퍼져 나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산층이 튼튼한 항아리형 경제로 가야 우리의 미래가 담보된다"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젊은 세대들이 '부모 찬스'가 아닌 본인의 노력으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씨앗통장'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속세를 재원으로 모든 출생아에게 국가가 통장을 만들어줘 20세까지 1억원을 모아주는 씨앗통장을 제안한다"며 "국내 출생아 27만명을 대상으로 이 정책을 실시하려면 약 330조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는 상속·증여세와 별도의 기금 운용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젊은 세대들에게 사다리를 다시 놓아 줘야 한다"며 "씨앗통장이 현실화할 경우 젊은이들이 1억원을 종잣돈 삼아 취업, 결혼 등을 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제가 부족한 점도 있지만 젊은 시절 18년 동안 종합상사에서 샐러리맨으로 실물 경제를 익혔고 시대가 원하는 경제 정책에 대한 경험과 소신을 가지고 있다"며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