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딸을 학대해 뇌출혈 상태에 빠트린 20대 친부가 딸에 대한 추가 학대와 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김상우) 심리로 10일 열린 첫 재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상해 혐의로 기소된 A(27)씨의 변호인은 "딸에 대한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는 인정한다"면서도 중상해 사건 전에 발생한 추가 학대 혐의에 대해선 "딸을 안다가 실수로 몇 차례 떨어뜨렸으나 고의로 신체적 학대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구속된 이후 혼자 두 아이를 돌보는데 자꾸 울어 화가 나 딸 아이를 탁자에 던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4월 12일 오후 11시 30분께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B양을 강하게 흔들고, 나무 탁자에 던져 머리 등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5일 사이에도 모텔 객실에서 울음을 그치지 않는 딸 B양을 나무 탁자에 떨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A씨가 딸을 탁자에 던지는 모습을 B양의 오빠가 지켜보게 해 정서적 학대를 했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이날 재판부도 받아들였다. 이에 A씨의 변호인은 "아들에게 정서적 학대를 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A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모텔 객실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그대로 방치해 아이들을 방임한 혐의다.
지난해 여름부터 부평구 일대 모텔 여러 곳을 전전한 A씨 부부는 긴급생계지원을 받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이들 부부는 올해 2월 한 모텔에서 B양을 출산했다. 생활고로 지인에게 돈을 빌렸다가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던 A씨의 부인 C(22)씨는 지난 4월 6일 경찰에 체포됐고, 이후 A씨는 모텔에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C씨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고, B양은 의식을 되찾고 스스로 호흡을 하고 있으나 상태가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