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주택·출산 막힌 '생존의 절박'
30대 야당 대표 등장은 시대의 산물
인천의 과제는 산업 경제와 일자리
경인고속도 지하화로 상부 혁신밸리
시민에 일할 기회 미래·희망 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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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격동의 시간이다. 30대 이준석 당 대표의 등장은 한국 정치사에 획기적인 일이다. 1984년생으로 알려진 북한의 김정은보다 더 젊은 30대 제1야당 대표의 등장은 시대가 만든 산물이다. 우리 주변에는 소득의 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 저출산, 고령화 등 위기와 불안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으로 여당과 정부가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동안 청년세대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과거의 잣대로 청년세대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 세대에게는 이념의 문제보다 생존의 문제가 절박하다. 취업과 주택, 결혼과 출산의 통로가 막혀 있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세금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부동산 정책도 암호화폐도 마찬가지이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바뀐 부동산 정책도 언제나 결론은 세금이었다. 그렇다면 거듭된 정책실패의 책임은 기획재정부의 모피아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고도성장 시대의 경제기획원은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기획이나 발전계획이 보이질 않는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금융규제와 증세를 내세웠다. 모피아가 득세할수록 정책은 실패를 반복했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이준석 현상은 제20대 대선과 민선 8기 지방선거의 승리가 국민에게 과연 어떤 희망을 줄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미 대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인천을 방문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에게 인천의 현안과 미래를 각인시키기에 좋은 시간이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재임 중 광역시·도를 1년에 2회 이상 방문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면 인천을 찾는 대통령 후보들과 참모들에게 현안 해결방안과 미래상에 대해 최선을 다해 각인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제20대 대통령 후보들에게 요구할 인천의 어젠다는 무엇인가. 인천의 대선 어젠다로서 시사점을 주는 것이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안)'이다. 계획의 수립과정에서 시민들은 '시민 중심의 국제·문화·해양도시'를 2040의 미래상으로 제시하였다. 시민들의 지적처럼 미래의 비전에 제조업과 바이오, 공항과 항만, 고려역사와 근대 문화유산 등 고유한 지역 자산들을 이용해야 한다. UAM과 플라잉카, e-스포츠 메카, 크루즈항과 섬 관광, 인천 해상풍력 단지 조성과 영흥화력발전 대체 등도 인천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인천 역시 인구 감소와 원도심 재생이라는 해묵은 과제를 안고 있다. 매립지역보다는 원도심의 역세권 개발을 통해 산업과 상업 공간을 연계하는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인구의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도 가파르다. 역발상으로 3세대 대가족 등을 배려한 주택 설계와 특별공급을 통해 육아·보육·요양 등 과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시민들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생활의 정시성 확보를 위한 교통망의 구축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도와 서울과 연계되는 철도망을 바로 연결하고, 인천에 계획된 트램을 동시에 조기 착공하여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약속받아야 한다. 남북한 교류협력은 물론 서해평화와 안보를 위해 서해5도 평화기본법의 제정과 관련 행정기관의 설치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천의 산업경제와 일자리이다. 제20대 대선의 어젠다로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상부구조에 제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서 혁신밸리 구축을 제시하고 싶다. 경인고속도로의 도로 기능만을 중시하여 지하화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후화된 산업단지와 R&D 구축을 연계하도록 해야 한다. 송도 바이오 단지와 남동공단, 송도 유원지 일부와 송도 석산의 R&D 기지화, 도화와 부평 국가산단의 재생을 연계하여 경인 축을 제4차 산업 벨트로 재구축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계획과 지원이 절실하다.

제20대 대선 어젠다에는 시민들의 미래와 희망이 담겨 있어야 한다. 시민들의 지혜를 어젠다로 모으는 범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와 인천의 미래를 생각하는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한 때다. 변화를 바라는 청년과 국민이 말하고 있다. '우리에게 일할 기회와 희망을 제시하라'.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