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힘찬병원, 국내 관절병원 최초
환자 동의 아래 30일간 보관후 폐기
인천의 한 척추 전문병원에서 대리 수술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인천에서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병원이 생겨 주목된다.
부평힘찬병원은 원내 수술실 6곳에 CCTV 설치를 마치고 지난 9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인천 부평구에 있는 이 병원은 최근 인천의 한 척추 전문병원의 불법 대리 수술 의혹으로 지역 의료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져 신뢰 회복 차원에서 모든 수술실에 CCTV를 전면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5월28일자 4면 보도=대리수술 의혹 '인천 척추전문 병원' 압수수색)
CCTV 녹화는 원하는 환자에 한해 사전 동의서를 받은 후 진행된다. 환자 신체의 민감한 부분을 제외한 모든 관절·척추 수술 과정을 녹화한다.
또 보호자 1명은 지정된 장소에서 수술 장면을 시청할 수 있다. 녹화된 영상은 환자의 동의 하에 30일간 보관 후 폐기된다.
부평힘찬병원은 모든 수술실의 내부 녹화와 보호자의 대기실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게 된 것은 국내 관절 전문병원으로는 첫 사례라고 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찬반 의견이 분분한 사안이다. 최근 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의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CCTV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달리 의사들을 마치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현재 인천에서는 병원과 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경영까지 위협을 받고 있어 고민 끝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환자와 보호자가 안정감을 얻고 병원과 의사들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앞서 인천과 광주의 척추 전문병원에서는 의사가 아닌 행정 직원이나 간호조무사가 대리 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상태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