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마을·자유공원 등 익숙한 풍경
시간에 따른 변화… 다채로운 시선 담아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인천 동구 우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봄 작가의 개인전 '심상지도' 작품을 들여다보면 인천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작가는 지도 형식으로 캔버스에 펼쳐낸 인천의 모습 위에 자신의 지리적 상상력을 입힌 이미지를 배치한 방식의 작품 12점을 선보이고 있다.
동구 만석동 부둣가 괭이부리마을, 자유공원을 중심으로 하는 개항장 일대, 인천항, 백령도, 캠프 마켓 등 인천에 살고 있거나 인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풍경이다. 지도라는 객관적인 형식 위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되어 있다.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했다. 때문에 풍경을 대하는 방법이 일반적인 서양화의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원근법은 무시되고 한 화면 안에 여러 시점에서 본 그림들이 그려진다. 캔버스의 여백을 다루는 방식도 자유롭다. 작가는 여백에 이미지 하나하나를 '콜라주'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배치한다.
이렇게 그림으로 그린 지도 안에는 언덕, 숲, 길, 집들이 묘사되고 여백의 공간 곳곳에 사람이 배치된다. 조용한 마을은 그의 작품에서 때로는 파편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전시 제목인 '심상지도'에서 알 수 있듯이 관람자가 캔버스 안을 걸으며 여행하는 듯한 기분에 빠지게 한다.
김봄 작가는 인천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냈다. 작가의 기억 속 '인천'은 근대화를 겪은 도시이기도 하고 한국의 근현대사를 간직한 장소이기도 하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의 작품 12점이 전시되는데 변화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작가는 "어떤 장소를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서 무엇을 보고 생각하며 걷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11일까지 이어진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