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인권센터 '50명 설문' 공개보고서 결과… 54% "차별·혐오 경험"
자녀 학습도 컴퓨터없고 학교 안내 이해 안돼 결석처리… 지원 급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천에 거주하는 난민들의 평균 소득이 크게 줄고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한국이주인권센터가 최근 공개한 '인천 지역 난민의 생활 실태·코로나 재난 상황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거주 난민의 가구 소득 평균은 2019년 143만5천397원에서 2020년 77만5천988원으로 46% 감소했다.

한국이주인권센터는 인천시민재단의 지원을 받아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난민 신청자, 인도적 체류자, 난민 인정자 등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98%는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고 했다. 큰 변화가 없다고 답한 난민은 2%에 불과했다. 아울러 54%의 응답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에서 외국인 차별과 혐오를 경험했다고 했다.

차별을 경험한 대다수(96.3%)는 '지하철, 버스에서 옆에 앉아있다가 나를 보고 다른 곳으로 갔다', '내 딸이 길거리를 혼자 걷고 있는데 한국 여성이 와서 때렸다' 등 버스, 동네, 일터와 같은 일상의 공간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취학 자녀가 있는 난민 24명에게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녀 학습 상태를 묻자 '온라인 수업·출석에 대한 학교의 안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학습 도구(컴퓨터 등)가 없어 수업하지 못했다', '학교 출석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려워 결석 처리가 됐다'는 질문에 동의한 비율이 50%에 달했다.

난민들은 의료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제도 탓에 전체 응답자의 62%가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이주인권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난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 등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정부가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