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녹색도시 전환 전세계 확산
'영흥화전 인천' 온실가스 다배출도시 오명
2040 도시계획 획기적 패러다임 전환 필요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 도시 종말' 선언돼야


조강희-환경브릿지연구소 대표
조강희 환경브릿지연구소 대표
지난 2020년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 시장이 '15분 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장 재선에 성공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도시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각 도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어떤 방향의 정책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파리시가 벤치마킹 되고 있다. 알려진 대로 파리의 '15분 도시'의 기본 개념은 속도를 중시했던 자동차 중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서 상점, 문화시설 등 도시의 공공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도시시스템으로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 도심 주차장은 대폭 축소하고 그 공간에 대신 공원, 도시 텃밭을 만들어 녹지확대 및 친환경 로컬푸드 재배 등 지역주민 커뮤니티를 활성화하여 걷고 싶은 도시, 자전거로 쉽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도시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녹색도시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이었다. 이러한 도시의 전환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15분 뉴욕, 호주에서도 20분 멜버른, 스페인에서도 9분 바르셀로나 등이 그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듯 지난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21분 서울, 15분 부산이라는 선거공약이 제시되고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도시 패러다임의 전환 움직임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글로벌 과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과 무관치 않다.

한국이 주최한 지난 P4G 국제 기후정상회의에서도 확인되었듯이 기후변화문제는 이제 단순히 환경분야 주제를 넘어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 지구적 위협으로 동의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강화와 2050 탄소중립 Net zero 선언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최초로 한국이 초청된 선진국 G7 정상회의에서도 이러한 탄소중립 선언은 다시금 확인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이제는 각 지자체와 도시로 확산해야 한다.

최근 인천시는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였다. 특별히 2040년은 화석연료의 종말이 진행되는 강화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추진된 후 10년이 지난 시점이고, 탄소중립이 시작되는 2050년의 10년 전이라는 상징적인 연도다. 따라서 2040 인천도시계획은 현재의 화석연료 중심의 도시기반시스템과의 이별이 진행되는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 선도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되돌아보면 과거 인천시는 오로지 팽창 성장 중심의 도시전략에 경도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서울과의 시간적 거리를 좁히기 위한 화석연료중심의 서울지향적인 도로망 확대와 갯벌의 생태 탄소흡수적 가치를 무시한 매립을 통한 도시 확장이 그것이다. 게다가 수도권 시민들의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영흥석탄화력발전소는 온실가스 인천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해 온실가스 다배출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2040년이 되면 급격히 에너지수요는 줄고,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생에너지의 전면적인 확대가 진행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인천은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도시계획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석탄발전소 폐쇄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전면적인 확대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기반의 도시재생과 균형, 친환경 해양도시 등 환경특별시를 표방하는 민선 7기의 2040 도시기본계획은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을 전제로 한 도시 시스템의 종말선언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글로벌 탄소중립도시를 지향하고 COP23유치를 희망하는 도시의 모습이라 믿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자문해보자. 과연 인천은 지금 몇 분의 도시인지, 그리고 앞으로 몇 분의 도시를 지향하는지.

/조강희 환경브릿지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