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서 온택트
광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계가 온택트 프로젝트를 진행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경찰 관계자가 가정폭력 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 진행된 프로젝트는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로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2021.6.22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평생 살면서 경찰이 사준 밥 먹긴 처음이네요. 애들 셋 키우며 육아 때문에 너무 힘들어 이렇게까지 됐는데 세심하게 신경 써 주고 뭐라 감사를 표해야 할지…."

지난 21일 광주에 소재한 A음식점에 한 가족이 오랜만에 둘러앉았다. 다소 서먹한 분위기였지만 스테이크, 파스타 등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삼남매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터트렸고 자리를 마련한 광주경찰서 소속 여성청소년계 직원들도 안도감과 함께 이내 얼굴에 엷은 웃음이 번졌다.

지난 5월 기준 광주지역 내 가정폭력신고는 경기남부경찰청 관내 31개 경찰서 중 4위이며 재신고 가정폭력 비율도 15위로 높은 상황이다.

이에 광주경찰은 가정폭력이 신고된 집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고 '溫(온)-택트'프로젝트를 기획, 지난달 1기를 진행한데 이어 이번에 2기를 시행했다. '溫(온)-택트'는 합동방문 상담 및 실질적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저녁 외식 진행, 가족사진 촬영 후 캐리커처 제작 등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광주서 김보아스 여성청소년계장은 "전문가인 제3자(가정폭력전담 경찰관 등)가 단순히 상담만 하기보다 상담 내용을 토대로 가족 갈등을 해소할 장치가 있었으면 해 시행했고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며 "밥 한 끼로 가족 관계가 급진전 되진 않겠지만 분위기를 바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더욱 이목을 끄는 것은 여청계 직원들이 한마음이 돼 나섰다는 것이다. 사업 추진비가 녹록지 않자 부서비를 아끼고 직원들이 마음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시행을 확대해 보다 많은 가정폭력 가정에 힘이 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함께 한 가족의 아버지는 "삶이 바빠 가족들에게 안이했고 미안하다. 경찰이 힘이 될 줄 몰랐고 신경 못쓴 부분은 앞으로 살아가며 갚겠다"고 전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