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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경인일보DB

인천경찰, 품위의무 위반 징계
'불안감 조성' 범칙금 처분만

여성 쫓아다닌 경사 '檢 송치'
스토킹 처벌 강화 시기 '물의'

술에 취해 처음 본 여고생에게 다가가 치근대며 소란을 피운 현직 경찰관이 가장 낮은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인천경찰청 감사계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인천의 한 경찰서 소속 40대 A경감을 징계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경감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경찰 공무원의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나뉜다.

그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이었던 지난달 20일 오후 10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의 한 길거리에서 술에 취한 채 여고생 3명에게 접근했다. A경감은 이 중 B양을 따라가 "함께 술을 마시자"며 소란을 피웠다.

B양은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아버지 C씨에게 자초지종을 알렸고, C씨와 A경감이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목격한 행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A경감은 경범죄 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범칙금 5만원이 부과되는 통고 처분을 받았다.

비슷한 사건은 또 있었다. 인천경찰청 기동대 소속이었던 D경사는 지난달 24일 서구 심곡동의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 20대 여성 E씨를 10분 넘게 쫓아가 소란을 피웠다. 인천서부경찰서는 현재 인천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D경사를 경범죄 처벌법상 주취소란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D경사는 당시 E씨에게 말을 걸었으나 대답이 없자 10분가량 쫓아가며 치근댔다. D경사가 속한 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D경사를 상대로 조사하지 않아서 당시 상황에 대한 본인 소명을 듣지 못했다"며 "7월 중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고 관련 절차에 따라서 처분할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경찰청이 전국 시·도 경찰청에 스토킹 범죄 처벌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시기에 두 경찰관이 이 같은 물의를 일으켜 공분을 샀다.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던 경찰이 머쓱해진 셈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경찰의 일탈 행위는 치안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직분을 잊은 것"이라며 "경찰 조직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치하고 교육을 비롯한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법을 토대로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는 경찰이 정작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에 따른 책임은 안일하게 받아들이는 경찰 내 잘못된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