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과학이 발달한 시대이다 보니 인체뿐 아니라 우리 인식에 관한 연구도 과학에 기초해서 진행되는데 대표적인 분야가 뇌를 다루는 학문이다.
극단적으로 보는 입장은 마음이란 것이 신체를 떠나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뇌의 반응과 저장과 전달로 본다. 일체의 우리 인식현상을 뇌의 작용으로 보기도 한다. 마음에 관한 논의는 전통적으로 철학과 종교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과학의 영역에서 기존의 논의를 흡수 통합하여 재구성하고자 하는 논의도 있다. 마음을 단순히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다루는 것도 체감하기에 공허하고 형이하학적 차원에 가두어놓는 것도 협소하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과학적 실험과 논의는 고전을 재해석하는데 유의미하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중용'이 그동안 마음에 관한 논의를 전개해온 고전이다. 첫머리에 마음이 지닌 두 가지 영역을 이야기한다. 두 가지 영역이긴 하지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소재는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다. 이 감정에 대해 너무 깊숙한 영역은 미발현의 영역으로, 너무 일상적인 영역은 발현된 영역으로 구분하여 우리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즈음 많이 이야기되는 인지부조화든 인지편향이든 모두 '중용'의 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철학이 과학적으로 응용된 것들이다. 이들과 연관해볼 때 '중용'의 요구는 너무 일상적으로 쉽게 체감하는 마음의 영역에 대해 점검하고 반성하여 조절하는 장치를 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이 되는 것은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깊은 마음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마음의 작용이 중용적으로 조절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