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과 오는 2024년 각각 조성이 완료되는 제2·3판교테크노밸리 교통 대책을 놓고 성남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충돌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한 몸인 제2·3판교테크노밸리는 고속도로로 둘러싸여 있고 철도도 없다. 도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남시는 두 곳의 신설 주택·입주 기업, 유동인구 등을 감안해 LH가 계획하고 있는 도로 확장·고속도로 진출입로 신설 등으로는 교통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자칫 판교테크노밸리보다 더한 교통 전쟁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기술적인 이유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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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2021.6.23 /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제2·3판교테크노밸리 현황


정부는 지난 2015년 1월 기존의 판교테크노밸리 바로 옆에 제2·3판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해 판교 전체를 '창조경제밸리'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11월에 '제2판교테크노밸리'(43만여㎡), 2018년 8월에 '제3판교테크노밸리'(성남 금토공공주택지구·58만3천여㎡)에 대한 지구 지정이 이뤄졌다. '제2판교테크노밸리'는 올해 말, 지난 7일 기공식을 가진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2024년까지 각각 조성이 완료된다.  


외부 연결 되는 도로 3곳 불과

성남시, LH에 추가 대책 요구

"도로확장·출입로 신설로 부족"

4차 국가철도망에도 포함 안돼

이런 제2·3판교테크노밸리는 개발 시기만 다를 뿐 지리적으로 이웃해 있어 사실상 한몸이다. 개발 주체인 LH·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따르면 제2판교테크노밸리는 2천여개의 기업과 10만 명 이상의 인재들이 집적되는 혁신성장 클러스터가 목표다.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한국판 뉴딜사업 시범도시로 추진된다. 상업·자족시설 및 공공·민간 아파트 3천600여가구 외에 600여개 기업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두 곳 밸리를 지나는 철도는 없다. 최근 발표된 제4차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두 곳 밸리와 관련된 사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차량이 유일한 교통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두 곳 밸리는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있다. 특히 두 곳 밸리의 3/5이상은 경부·용인서울·제2경인·수도권제1순환 등 4개 고속도로 사이에 섬처럼 자리잡고 있다

현재 두 곳 밸리에서 외부로 통하는 도로는 대왕판교로와 연결된 2~4차선 달래내길, 청계산 옛골을 거쳐 서울 서초구로 이어지는 2차선 달래내길, 대왕판교IC를 통한 경부고속도로 등 3개가 유일하다. 정부와 경기도가 각각 내세운 '창조경제밸리', '뉴딜사업 시범도시'라는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 문제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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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성남시 제2,3판교테크노밸리 일대의 모습. 2021.6.23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교통대책 충돌

 

LH는 제2·제3판교테크노밸리(금토지구) 교통 대책과 관련, 두 밸리 사이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위(고가도로)를 지나 대왕판교로 이어지는 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를 드나들 수 있는 IC를 신설한다는 입장이다.

또 대왕판교로로 이어지는 2~4차선 달래내로를 4~6차로로 확장하고 대왕판교IC 개선 및 Ex-Hub 설치, 금토천 자전거도로 개설(제1판 테크노밸리와 판교역 연계) 등도 계획하고 있다.

성남시 "판교원마을행 새 도로 깔자"
신설주택·입주기업·유동인구 고려
유기적 연결·문화시설 공유 꼭 필요

LH 교통 대책에서 외부와 연결되는 새로운 도로는 사실상 제2경인고속도로 IC 하나다. 나머지 교통 대책들은 출퇴근 시간대를 중심으로 이미 포화상태인 대왕판교로·경부고속도로 등 기존 연결도로와 맞닿아 있다.


특히 제1판교테크노밸리로 가는 방법은 여전히 대왕판교로 하나뿐이고,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판교역도 지금처럼 대왕판교로를 거쳐서 가야 한다.

제2·3판교테크노밸리의 신설 주택, 입주 기업, 거주·유동인구 등을 고려할 때 교통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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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테크노밸리는 조성 시기만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한 몸이다. 2차선 도로를 두고 왼쪽에는 조성공사가 진행 중인 제2판교테크노밸리가, 오른쪽에는 지난 7일 기공식을 가진 제3판교테크노밸리(금토지구)가 위치해 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성남시는 서울 서초구로 이어지는 2차선 달래내길 4차선 확장, 용인서울고속도로 진출입로 신설, 제2경인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지하로 통과해 판교원마을 서판교로를 통해 제1판교테크노밸리로 갈 수 있는 도로 신설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판교원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신설은 지난 2019년 10월 성남시 시흥동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된 '금토공공주택지구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2019년 10월 30일자 10면 보도="교통지옥 뻔한데…" 주민 반발, LH 성남 금토지구 조성 '도마위') 당시에도 지역민들이 "교통지옥이 뻔하다"며 강력히 요구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성남시 관계자는 "LH 대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달래내길 확장, 용인고속도로 진출입로 신설 등으로 교통을 최대한 분산시켜야 한다. 특히 판교원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신설은 제1과 제2·3판교테크노밸리 간 유기적 연결 및 판교 지역 문화시설 공유 등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1판교테크노밸리에서 발생하는 교통, 주차 민원을 떠안고 있는 것은 결국 우리다. 제2·3판교테크노밸리도 같은 문제를 답습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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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판교테크노밸리에서 청계산 옛골을 지나 서울 서초구로 이어지는 달래내길. 성남시는 4차선 확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LH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LH "기술 문제·반대 민원 검토중"

"교통영향평가서 불필요 결론 나"

제2경인고속도로 IC 신설, 충분 난색

LH 성남판교사업본부 관계자는 "서울 서초구로 이어지는 달래내길 확장과 용서고속도로 진출입로 신설은 교통영향평가에서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고, 판교원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신설은 기술적 문제 및 반대 민원 등으로 인해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