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형' 토지임대 주택만… 싸게 내집 마련
경기도, 중앙 건의·국회와 협력 법제화 추진
각 분야 전문가 자문위원회 정책 수립 노력
그래서 요즘 부동산 시장에 '영끌'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현 세태를 표현한 말이다. 차곡차곡 저축해도 내 집 마련은 힘들기 때문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하면 최대 4년간 전·월셋집에서 거주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임대기간 만료가 되면 오른 가격으로 재계약하거나 형편에 맞는 집을 찾아 헤매야 하는 전세 난민이 되어 '집 없는 서러움'을 느끼게 된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그에 따른 전·월세 가격 인상은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고 RIR(소득대비 주거임대료 비율) 증가로 이어져 결국 생활 수준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럼 집 걱정 없이 평생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이 질문은 집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생각하는 기본적인 집의 조건일 수 있지만 이게 바로 기본주택의 출발선이다.
경기도에서는 민선 7기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주택을 장기임대형과 분양형 등 두 축으로 추진 중이다. 첫 번째 '기본주택 장기임대형'은 무주택자 누구나 적정임대료를 내고 평생 안정적으로 거주 가능한 보편적 임대주택이다. 지금까지 공공에서 공급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소득, 자산, 나이 등 기준을 충족하는 대상만이 입주할 수 있었고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계속해서 거주할 수가 없다. 이는 서민의 주거안정이라는 공공주택특별법의 목적과도 부합하지 않고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과는 별도로 무주택자들이 아무 조건 없이 원한다면 평생 마음 편히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임대유형이 필요한 것이다.
두 번째로 '기본주택 분양형'은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 및 부동산 투기 자산화 방지를 위해 토지는 임대하고 주택만 분양해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유형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노후화되는 건물로 인한 인상보다는 지가의 상승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토지를 공공이 계속 소유함으로써 부동산 투기를 차단할 수 있고 이는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기본주택의 실질적인 공급을 위해 중앙부처 건의와 국회와의 협력 등을 통해 법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국회토론회 및 기본주택 콘퍼런스 개최, 홍보관 개관 등을 통해 기본주택에 대한 공론화에도 노력하고 도시계획, 부동산·주거, 주거복지, 건축계획, 청년, 금융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기도 기본주택 정책 자문 위원회'에서는 내실 있는 기본주택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기본주택은 주거안정과 부동산 투기 차단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보편적 주거정책이다. 그리고 과도한 주거비용을 줄임으로써 경제 선순환에 활용되도록 하는 경제정책이기도 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그동안 기본주택 정책을 위한 구슬은 이미 많이 준비된 상황이다. 이제는 기본주택에 대한 중앙부처의 적극적인 자세와 정치권에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55.8%의 직장인들이 부동산 때문에 근로 의욕을 상실하는 일, 온 국민들이 주택 마련을 위해 영끌하는 일, 전세 난민이 되어 집 때문에 힘들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염준호 경기도 주택정책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