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본사 독자위원회
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들이 지난 2일 경인일보 인천본사 편집국장실에서 5월 신문지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1.6.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경인이가 알려준 인천항 이야기' 호평
대통령 취임회견 기사 '사면'에 초점맞춰
사망 사건, 지나치게 자세한 표현 '불편'


경인일보 5월 지면을 평가하는 인천본사 독자위원회가 이달 초 인천본사 편집국장실에서 진행됐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양진채(소설가)·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 독자위원이 참석했고, 이현준 경제팀장이 참석해 독자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홍지연(책방 산책 대표) 독자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독자위원들은 <경인와이드>와 <통큰 기사> 등의 기획기사가 눈길을 끌었다고 입을 모았다.

양진채 위원은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3~4일, 1·2·3면) 기사에 대해 "청년을 키우고 이해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과거와 비교하면 청년들의 사고방식이 달라져 있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준 기사였다"고 말했다.

이동익 위원은 "청년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부족한 능력 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해줬다"면서 "기사에서도 지적했듯이 '니트'의 개념부터 다시 정비하고 사회적인 흐름 속에서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당사자들의 발언을 듣고 정리하는 지상 토론이나, 대담 등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고 덧붙였다.

신희식 위원장은 "응답자의 65.2%가 청년 실업이 사회적 책임이 크다는 설문 조사결과가 있었는데 청년 실업에 대한 인식도 그만큼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정말 일하고 싶어도 단순 아르바이트밖에 없는 일자리 앞에서 낙담해야 했던 청년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지연 위원은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으로 사업을 접었다는 청년의 이야기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면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이들에 대한 존중이 없고 일을 해도 장기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그릴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어린이 놀이터의 신·구도심 격차를 지적한 <경인 WIDE, 구도심·신도심 차별의 상징 된 공공 놀이터>(17일 1면)도 관심을 끈 기사였다.

이 위원은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든 불평등과 차별의 모습을 놀이터를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된 계기였다"고 했다. 그는 "또 어린이 놀이터가 어른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를 만드는데 정작 아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신 위원장은 "기사 이후 놀이터가 어떻게 바뀌는지, 정책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후속으로 살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계속 지켜보며 여론을 환기해야 한다"고 했다.

홍 위원은 "놀이터에 대한 기획 의도나 관심은 좋았다"면서도 "구도심과 신도심을 단순비교하는 것에 그쳐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기사에서 한 어린이가 화려한 놀이터도 좋지만, 친구가 많고 깨끗한 놀이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한 것처럼 후속 현장 취재를 보고 싶다"고 했다.

<성남 아파트단지 배달기사 자체 알바 '바통' 1일 체험기>(17일 12면) 기사와 <경인이가 알려준 인천항 이야기>(주말 인터넷)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쉬운 점도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질의·응답 회견 요지를 담은<MB·박근혜·이재용 사면론…"국민 공감대 살피면서 판단">(11일 4면) 기사에 대해 이 위원은 "여러 중요한 의제가 있는데, 머리글을 사면에 대한 것으로 잡는 것이 맞는가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또 "5월1일이 노동절이었는데 노동의 의미를 짚어보는 인상적인 기사가 없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20대 남성 고용률 더 낮은데…" '여대생 취업챌린저' 젠더 갈등>(26일 1면) 기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위원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은 자의적"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 굴포천서 60대 시신 발견… '특별한 외상 없어'>(27일 인터넷) 기사에 대해서 양 위원은 "기사 본문에 '물 위에 떠 있는', '발견 당시 상·하의를 모두 입고 있었고', '소지품으로 휴대전화가 발견됐다'는 등의 표현이 지나치게 자세해 조금 불편했다"면서 "사건의 성격상 꼭 표현이 필요한 경우였는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모 전직 국회의원의 특정 법무법인 합류 기사를 꼭 게재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리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