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재임 시절 식목일을 맞아 국립수목원에 기념식수로 심은 전나무가 최근 고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군가 고의로 고사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퍼지고 있다. 반면 수목원 측은 멧돼지 출몰 등에 의한 피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기자가 찾은 포천시 국립수목원 내 '제68회 식목일 기념 대통령 조림지' 기념 비석 뒤에는 잎이 누렇게 변한 전나무가 보였다.
해당 전나무는 2013년 4월5일 박 전 대통령이 식재한 기념식수로 시민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취임 후 첫 식목일을 맞아 지역 주민, 학생, 임업인, 산림 공무원 등 500여 명과 함께 수목원 내 2㏊에 3천여 그루의 전나무를 심었다.
수목원은 이곳을 대통령 기념 조림지로 지정해 지금까지 관리해오고 있다. 수목원 측은 지난 2016년 전나무가 뿌리를 잘 내리도록 주변에 고형 비료를 주는 등 대대적인 조림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수목원장은 "아직 어린 전나무지만 100여 년 전 조성된 전나무 숲과 함께 미래의 전나무 숲으로 자랄 것으로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기념 비석 바로 뒤 나무의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현 상황에 빗대어 이상한 소문과 함께 고의로 죽인 것 아니냐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수목원 측은 "멧돼지가 출몰해 땅을 파헤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색이 변한 나무는 적절한 치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통령 조림지 내 고사한 나무는 8그루 정도다.
/최재훈·김영래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