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거대 양당의 경선이 시작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9명의 대선 주자들이 후보자 등록을 마쳤고, 범야권에선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국민의힘 대권 주자 8명도 잇따라 출마 회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열하자면 민주당은 엊그제 경선 기호 추첨을 마무리했는데요. 추첨한 결과 기호 1번에 추미애, 2번 이광재, 3번 이재명, 4번 정세균, 5번 이낙연, 6번 박용진, 7번, 양승조, 8번 최문순, 9번 김두관 예비 후보로 결정됐습니다. 편의상 호칭은 생략합니다.
범 야권에서 거론되는 주자는 11명을 족히 넘습니다. 여론조사 1위인 윤석열과 이번 주 감사원장직을 박차고 나온 최재형, 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는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황교안, 김태호, 안상수, 하태경, 윤희숙 등입니다.
1차로 예비후보가 결정되면 그때부터는 오는 9월 최종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범야권은 정시에 버스가 출발할 경우 9월께 경선에 돌입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장외 주자들이 그때까지 입당하지 않을 경우 당내 경선과 차후 후보 단일화 경선을 별도로 가져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존에 잘 알려진 이재명계의 핵심 '8인회'가 주축입니다. 사법고시 동기생으로 정치적 운명(?)을 같이한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김병욱·김영진·임종성·김남국 의원 등이 먼저 몸을 실었습니다.
위용이 드러나 대선 경선 캠프의 조직도를 보면 5선의 조정식 의원이 캠프를 총괄합니다. 비서실장은 3선의 박홍근 의원, 상황실장은 재선의 김영진(수원병) 의원, 수행실장은 초선인 김남국(안산 단원을) 의원이 각각 담당합니다. 수석대변인은 재선의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이, 대변인은 초선인 박성준·홍정민(고양병) 의원이 맡았습니다.
3선의 윤후덕(파주갑) 의원은 정책을 총괄합니다. 이 지사의 '정책 브레인'으로 잘 알려진 이한주 경기연구원장과 '투톱' 체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선의 안민석(오산) 의원과 재선 김병욱(성남분당을) 의원은 직능 분야를, 민형배 의원은 전략 분야를 각각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지요.
지지 모임 성격을 띠는 공명포럼과 대동세상연구회를 이끈 임종성(광주을) 의원과 이규민(안성) 의원은 캠프에서도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법률지원단장은 주철현 의원이 맡는다고 하네요.
실무는 박광온 의원이 총괄하고 있습니다. 박 의원은 4년 전 문재인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에서 미이어 총괄을 맡은 바 있는 친문 핵심인사이자, 이 전 대표와는 같은 호남 출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캠프에서 SNS본부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는데 이어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도 이 전 대표를 돕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의 동아일보 후배이기도 하지요.
지난 총선 당시 이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의원들의 합류도 두드러집니다. 경기도당 위원장인 박정·홍기원·김주영 의원 등이 '의리'를 지키며 '보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정 의원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며 이 전 대표와 코드를 맞춰 온 김철민 의원도 이 전대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초선 그룹에서는 광명시장 출신 양기대 의원과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도 합류했습니다. 양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서울대·동아일보 선후배 출신으로 윤영찬 의원과 같은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민주당의 급박한 경선 분위기와 달리 국민의힘 등 야권은 이제 몸풀기에 들어갔습니다. 국민의힘 당내 주자와 여론 지지율이 높은 당 외 주자로 나뉘는데 아직은 뚜렷하게 특정 주자에게 몸을 싣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주자별로 출판기념회와 포럼을 개최하거나 경선 참여를 선언할 때 친소 관계에 따라 20~30명 정도 격려 방문에 나서고 있지만, 계보로 분류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계파 분석보다 먼저 유의미하게 봐야 할 정치 현안이 하나 생겼습니다. 어제(1일) 중앙당은 각 시도당에 오는 7월 23일까지 차기 시도당 위원장을 선출하도록 공문을 내려 보냈습니다. 현 위원장 임기가 오는 7월 말인데 앞당겨 선출하도록 한 것은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지요. 각 대선 주자들은 서로 유리한 세 확보를 위해 자기 사람을 위원장에 앉히기 위해 아마도 머리를 굴리고 있을 겁니다. 특히 경기·인천은 선거인단 수가 많아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차기 도당 위원장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과 지방선거 공천 지휘봉을 잡게 됩니다.
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재선의 김성원(동두천·연천)의원과 초선의 정찬민(용인갑)의원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거론되는 데 쉽게 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자율 조정이 안 되면 당원 경선이 불가피합니다.
두 의원은 벌써 개인적으로 당원 접촉 빈도를 높이고 있고, 벌써 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식사정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도당 조직 확대 등을 통해 정권창출과 지방선거 탈환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지요. 이번 경선은 대선 후보 경선과 맞물려 있어 대선 주자들과의 어떻게 짝짓기를 이룰지도 관심입니다. 원외에서도 출마를 검토하는이도 있다는 데 구체화되면 다음에 보도할 예정입니다.
현재 이학재 시당 위원장이 본인의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고 유정복 전 인천시장의 행보도 지역 정가의 관심입니다.
2일 지역 정치권 취재를 종합한 결과 이번 시당 위원장은 내년 인천시장 선거와도 맞물려 있는데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정복 전시장과 이학재 전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네요. 또 원내에서는 유일한 현역인 배준영 의원이 내심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원외에서도 강창규(부평을) 당협 위원장이 강한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학재 위원장이 오는 10일께 시당에서 회의를 갖고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이는데 협의 조정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와 관련, 배준영 의원은 "이번 시당 위원장은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라는 두 과제가 있다"면서 자신이 한 번 맡아 정권을 창출하고 싶다는 내심을 전했습니다. 그는 "대선은 공중전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중앙당과 연계돼야 하고, 지방선거는 공정한 공천이 담보돼야 하는 공정의 문제가 있다"며 소명을 갖고 해보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강창규 위원장도 "청년 위원장으로 정치를 시작해 인천시당의 돌아가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는 끝까지 위원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느 때는 시장 후보라서 하고, 어느 때는 다선이라고 하고, 어느 때는 현역이라고 하는데 모두 자기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양보하지 않고 해 보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우리당이 변했다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조정이 잘 되지 않으면 대선 후보 경선 못지 않은 불꽃 대결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선거의 계절이 되긴 된 모양입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