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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제공

카카오페이가 국내 기업공개(IPO) 처음으로 일반 청약자 몫의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한다. 고액 자산가에 유리한 비례 배정 방식을 전면 배제하며 '누구에게나 이로운 금융'이라는 철학을 내세웠다.

3일 카카오페이는 청약증거금 100만원만 있으면 동등하게 공모주를 받을 수 있도록 금융의 장벽을 낮췄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일 이런 내용이 담긴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일정에 들어갔다.

카카오페이는 균등 배정제 도입 이후 해당 비율을 최소한으로 적용하는 관행을 깼다. 이본 공모주식수는 1천700만주, 주당 공모 희망가는 6만3천원에서 9만6천원이다. 이번 공모의 상단가 기준으로 카카오페이는 1조6천32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오는 29일~3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내달 4일~5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상장은 내달 12일 예정이다.

비례 배정 방식은 안정적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지만, 고액 자산가가 많은 혜택을 받는 구조다. 카카오페이는 비례 배정 방식을 폐지하더라도 자금 조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반 공모주 100% 균등 배정으로 '전 국민 생활 금융 플랫폼'을 표방한 자사의 철학을 홍보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9월 국내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카카오페이는 2017년 4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가 3천600만명에 달하는 공룡 테크핀 기업이다.

누적 가입자를 기준으로 하면 만 15세 이상 국민 10명 중 8명이 카카오페이를 이용하는 셈으로,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67조원에 달했다. 올해는 1분기 거래액이 22조원을 기록하는 등 거래액 증가 추세가 강하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송금, 청구서, 인증 등 지불결제 관련 서비스로 플랫폼을 다지고 이후 투자, 보험, 대출, 자산관리 등 일반 금융 서비스까지 업역을 넓혔다.

올해는 국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MTS 출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천71억원, 영업이익 108억원 당기순이익 120억원이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지금까지 어렵고 복잡한 금융의 진입 장벽을 낮춰, 자산 규모가 크지 않거나 경험이 부족해도 카카오페이 하나로 모든 금융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이어왔다"면서 "상장 이후 혁신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전 국민 생활 금융 플랫폼' 비전에 한 발 더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