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이들 영세 중소기업 사업주는 난리다. 5~49인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제조업을 하고 있는 만큼 업무 특성상 수주가 특정 시기에 몰리는데, 어떻게 매번 주 52시간을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영세 중소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도 '워라밸'은 좋지만 야근과 잔업이 사라질 경우 수당도 없기 때문에 당장 생계부터 걱정하고 있다. 앞서 순차적으로 시행된 300인 이상 사업장이나 50~299인 사업장과 여건이 다른데도 이들과 달리 계도기간마저 주지 않아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주 5일 근무제와 주 52시간제가 도입됐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앞섰다. 산업 자체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비판도 거셌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주 5일 근무제와 주 52시간제에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설문 조사한 결과, 58%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로 근무시간 감소(65.8%), 불필요한 업무 감소(18.4%), 업무 집중도 증가(11.4%) 등을 꼽았다.
물론 5~49인 사업장은 영세 중소기업이 많아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단 신고접수 후 최장 4개월의 시정 기간이 부여됐고 업무량 폭증 때는 최대 12시간까지 연장 근로가 가능하다. 5~29인 기업은 근로자 대표와 합의를 전제로 주 60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출근부터 퇴근시간을 가장 기다리듯, 이번에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제도 안착을 위해 영세 중소기업의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등 유연한 정부의 대처가 필요하다.
/황준성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