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개선·벽화가 전부인 양 오해
단시간 성과 내야하는 사업 '한계'
정부 지원 끝나면 주민이 이어가야
공동체 의식은 지속가능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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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는 도시 개발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시가 개발되고 확장되는 과정 속에 또 구도시와 신도시가 나뉘었고 다시 개발의 움직임이 일며 술렁이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그리고 경기도이기 때문입니다.

도시재생의 탄생은 개발에 치우친 우리 모습에 지쳐 등장한 반대급부입니다. 무조건 때려 부수고 새로 짓는 개발을 지양하고, 살아온 터전을 살리면서도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되살리자는 일종의 운동이 도시재생의 출발입니다.

경인일보는 6월 통큰기사를 통해 경인지역 도시재생 사례를 둘러본 '도시재생의 길'을 연재했습니다.

도시재생이 법률상 용어로 등장한 시점은 2013년 12월입니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며 공식적으로 도시재생이 정책의 성격을 띠게 됩니다.

그간 도시재생은 오해와 아쉬움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단순히 도로를 조금 넓히고 보행로를 정비하고 벽화를 그리는 것이 도시재생의 전부인양 오해하는 경향이 짙었습니다. 긴 호흡이 필요한 도시재생 사업을 개발의 논리처럼 단시간 성과를 내야 하는 사업과 같이 진행하다 보니 '하다 만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 것입니다.

취재진이 찾은 부천 소사, 원미동 사례만 봐도 그렇습니다. 5년에 불과한 도시재생 사업 기간에 도시재생의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은 우리 도시재생이 가진 함정입니다.

부천 원미동의 경우 2018년에 도시재생사업의 첫발을 뗐는데,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끝나고 나면 주민들이 자력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주민 의견 수렴만 수년을 거치는 일본, 영국의 도시재생에 비교하면 우리의 도시재생은 맛보기만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뉴타운 지정과 취소 등을 겪으며 쇠퇴한 부천 소사의 경우도 마을주민이 힘을 합쳐 도시재생사업을 해왔습니다.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소사 만의 개성도 살아났지만 마을의 옛 영광을 찾아주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반면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안양 명학마을의 힘은 '주민'들의 단결된 힘이었습니다. 특히 명학마을이 만든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개발한 마을의 거점공간을 지속 발전시키는 힘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전문가들 역시 도시 재생이 공동체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주민들이 함께 설계하고 성과를 이뤄가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다져진 공동체 의식은 정부의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도시재생이 지속가능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을에 살고 있나요. 우리 마을을 재생한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기사를 읽고 우리 시대 절실한 도시재생의 방향을 다 함께 토론합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