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에서 무릎 관절이나 허리, 어깨 등이 아파 정형외과를 찾은 환자가 예년보다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바깥 활동이 줄었던 것이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지난해 인천지역 병·의원 정형외과 다빈도 상병 현황 자료를 보면, 퇴행성 질환인 '양쪽 원발성 무릎관절증'이 전체의 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요추(허리등뼈) 및 기타 추간판장애'(13%), '요통, 요추부'(11%), '척추 협착, 요추부'(10%), '요추의 염좌 및 긴장'(9%), '회전근개증후군'(8%) 등이 뒤따랐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이 같은 질환들이 전년(2019년)과 비슷한 비중을 보이면서도 전체 환자 수는 약 9% 감소했다는 점이다. 청구 건수로 보면 2019년 약 223만건(남성 83만건, 여성 140만건)에서 지난해 209만건(남성 79만건, 여성 130만건)으로 줄었다.
가천대 길병원 심재앙 교수(정형외과)는 "코로나19가 발생해 국내에 실제로 영향을 준 지난해 2월 이후부터 대부분의 병원에서 정형외과 환자 수가 점점 감소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의료 현장에서)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다빈도 상병을 남녀별로 구분해 보면, 가장 큰 비중을 보인 '양쪽 원발성 무릎관절증'의 경우 남성(15%)보다는 여성(24%)의 비율이 높았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회전근개증후군'(10%) 등을 많이 앓았다.
이에 대해 심재앙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뼈가 약하고 폐경으로 인한 골다공증의 빈도도 높으며, 남자들이 근력을 필요로 하는 일을 많이 해 허리나 팔 등이 좋지 않다면 여자들은 쪼그려 앉는 등 생활 습관적으로도 무릎 쪽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부터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기면서 10대 미만 어린이와 10대 청소년은 바깥 활동과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발목 쪽 질환의 비중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10대 미만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발목의 기타 부분의 염좌 및 긴장'은 2019년 20%에서 지난해 16%로 4%p 줄었다. 이와 달리 앉아있는 시간 등이 오래될수록 생기기 쉽다는 '기운목, 경부'는 지난해 15%(2위)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다빈도 상병 순위가 2019년(13%, 4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에선 발목보단 허리와 무릎, 목 쪽의 질환이 늘면서 2019년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였다. 20대에서도 10대와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2019년 2위였던 '발목의 기타 부분의 염좌 및 긴장'이 6위로 밀려나고, '경추의 염좌 및 긴장'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심 교수는 "보통 어린이는 질병보단 외상에 의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의학적 근거는 충분치 않으나, 아무래도 스포츠 등 야외 활동에서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 중 하나가 발목이란 점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발목 질환의 감소는 곧 활동의 감소에 의한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고 했다. 목 쪽의 질환이 증가한 것에 대해선 "외부 활동 대신 실내에서 장시간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등을 시청하는 것 때문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운동을 하다가 다쳤더라도 이는 평소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어 몸이 경직된 상태에서 운동했기 때문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이밖에 50대 이상부터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퇴행성 질환인 '양쪽 원발성 무릎관절증'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