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들 잇따라 출마선언
정책보다는 네거티브 공격 치우쳐
매니페스토선거 성공하기 위해선
정당·언론·시민들의 힘 절대 필요
도덕성·정책검증 '개인 활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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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장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유력 대선 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줄지어 발표되고, 여당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일정을 시작하였다. 야당 또한 대선 경선을 위한 토론이 활성화되고 유력 후보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대선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가려진 듯 보이지만 꾸준히 광역과 기초 지자체장에 대한 언론기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선거의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선거를 준비하는 정당들에서 최근에 있었던 변화는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었다. 박빙의 결과로 당 대표를 선출한 더불어민주당도 시민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지만, 정당 역사상 가장 젊은 당 대표를 선택한 국민의힘이 던져 준 충격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정치의 역동성도 보여주었고,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기대도 충족시켜 주었다. 시작은 어느 때보다도 좋았다.

하지만 유력 대선 후보자들의 출마선언이 시작되자마자 정책보다는 검증과 네거티브 공격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통령에게는 일반 선출직 공직자보다는 높은 기준과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기준이 도덕성만이 유일한 것은 아니다. 도덕성과 함께 시대정신과 국가 미래에 대한 정책과 비전이 함께 토론되고 검증되어야 한다. 한쪽 날개로 날아가는 새가 없듯이 후보자 검증과정 또한 도덕성과 함께 정책능력이 충분히 토론되어야 한다. 도덕성과 함께 정책 검증을 균형 있게 진행하는 선거가 매니페스토선거다. 매니페스토 하면 정책선거를 먼저 떠올린다. 또 매니페스토선거를 정책선거로 생각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하지만 매니페스토선거를 정책선거로 곧바로 번역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필자를 비롯한 매니페스토 운동의 초기 활동가들이 지난 15년 전에 매니페스토 운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매니페스토란 외국어를 고집한 이유가 있었다.

정책의 지속성을 책임질 수 있는 정책정당이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정책선거란 용어는 선거 과정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선거를 준비하는 정당의 정책개발과정이나, 선거가 끝난 이후 후보자 개인이 아닌 집권당이 책임 있게 정책공약을 이행해 나가지 못하는 현실에서 선거의 전체 과정, 즉 정책 개발 과정과 선거 과정 그리고 선거 이후 이행 과정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정책선거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함께 정당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집권당은 정부를 설득하고, 이끌어 가지 못했다.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았지만,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당은 정부에 포섭당하며 정부를 견인해가지 못했다. 유독 정책이란 단어가 선거 과정에서 빛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민의 의견을 모아 정책공약을 개발하고, 당선 이후 그 정책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을 정당이 주도하기를 바라면서 매니페스토란 용어를 고집했던 것이다. 선거운동기간에 국한된 활동이 아니라 정당의 정책개발 과정과 정책공약의 이행과정을 주도해가는 정당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비로소 매니페스토선거는 정책선거로 용어를 바꿀 수 있다.

매니페스토선거가 성공하려면 정당과 언론 그리고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다. 대통령 선거를 이끌어가는 정당의 역할은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한 최종적인 선택권을 갖고 있는 유권자인 시민의 태도와 활동도 중언부언 강조할 생각은 없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관련하여 한 가지만을 강조한다.

방송사와 신문사만이 언론의 전부가 아니다. 선거 과정을 알리고,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개개인의 활동 또한 언론이 될 수 있다. 일부 유튜버나 파워블로거들은 웬만한 언론사의 역할을 뛰어넘고 있다. 그러하기에 선거 과정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의혹이 여기서 나오고 네거티브 선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다. 도덕성 검증과 함께 정책과 비전도 함께 검증하는 개인 언론의 활약을 보고 싶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건강한 개인 언론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