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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인천본사 문체교육팀 차장
인천시교육청이 구도심에 있는 제물포고를 옮긴 자리에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 테마파크인 진로교육원과 주민들을 위한 대형 도서관, 생태 숲, 크고 작은 교육청 직속기관 등을 옮기는 것이 뼈대인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3월 내놨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구와 동구 지역에서는 반발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주민의 여론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반대' 현수막도 보이고, 국회의원·시의원·구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까지 적극적으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반대하는 것은 교육복합단지가 아니다. 제물포고 이전이다. 시교육청이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는데, 그들은 '제고 이전 반대'만 주장하고 있다.

교육복합단지 조성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라는 이번 계획의 핵심이나 본질은 들여다보지 않고 무작정 '제고 이전 반대' 구호만 외치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제고 이전 반대'를 외친 이들 가운데, 다른 대안이나 구도심을 어떻게 활성화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는 것도 들어보지 못했다.

제고 이전을 둘러싼 논란은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반대 의견에 막혀 제물포고는 그냥 매번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는 학생 수가 줄어 폐교위기에 놓였다. 시교육청이 구도심 학교 활성화를 위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래도 쇠락하는 구도심 속에서 점점 줄어드는 학생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렇게 제물포고는 섬을 제외하고 인천에서 학생 수가 가장 적은 학교가 됐다.

더는 버틸 수 없었던 시교육청이 그래서 "뭐라도 좀 해보겠다"고 내놓은 계획이 교육복합단지 조성 계획이다. 그런데 반대 측에서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외치고만 있다. 학교만 붙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뭐라도 해보는 것이 어느 편이 더 좋은 일일까? 이제는 정말 뭐라도 해야 할 때다.

/김성호 인천본사 문체교육팀 차장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