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주초등학교 집단감염 선별진료소 설치5
학교를 연결 고리로 지역 사회의 급속한 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되고 있는 6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주초등학교 선별진료소를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의료진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2021.7.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6명 양성 판정에 3천명 전수조사
밤잠 설친 식당 주인 구청 문의도
태권도 학원 등 확진자 출입 확인
인근 초교 3곳·고교 1곳 더 있어

인천인주초등학교에서 학생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오전 11시께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에 있는 인천인주초 앞에는 아이들과 함께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으러 온 학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검사가 시작된 이날 오전 9시40분께부터 인근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300m 넘게 줄이 이어졌다는 게 학부모들의 얘기다.

전날 인천인주초 6학년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까지 학생 22명과 교사 1명, 외부 독서 강사 1명, 독서 강사의 자녀 2명 등 총 26명(오후 5시 기준)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해당 학교에 워크스루(Walk through) 선별 진료소를 설치하고, 학생과 교직원, 이들의 가족 등 3천여명에 대한 전수 검사에 나섰다.

인천인주초에 다니는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학교의 안내를 받고 가족이 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며 "자녀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수도 있어서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학교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이모씨도 자녀가 인천인주초에 다닌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들의 소식을 접하고 밤잠을 설쳤다는 그는 "오전 9시가 되자마자 구청에 전화해 확진자들의 동선을 물어보고, 가게를 열어도 되는지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들은 학교 외에도 수영장과 태권도장 등 여러 곳의 학원에 다니기 때문에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는 식당 주문대 앞에 '오늘 하루 포장만 가능합니다'라고 써 붙였다.

학부모 등 주민들의 걱정처럼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 중에는 같은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아 지역 내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가장 먼저 확진된 학생 2명은 등교한 날인 지난 1~2일 미추홀구 내 영어와 태권도 등 학원 3개와 공부방 1개를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 중 일부는 개인 공부방에서 함께 공부하거나 같은 태권도 학원, 농구 교실 등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6학년 학생들은 매주 목·금요일 등교하고 있으며, 이 학생들이 가장 최근 등교 수업을 한 1∼2일에는 1·2·5학년이 함께 학교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학생들이 다닌 학원 대부분이 학교가 있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어 추가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해당 아파트 단지 반경 500m 안에는 인천인주초를 포함해 3개의 초등학교와 1개의 고등학교가 있어 학원을 중심으로 추가 전파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역 당국은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 20명에게 검사 안내 문자를 보내고 인근 학원 13개로 검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인주초가 비좁은 교실에서 급식하면서 책상에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확진자가 발생한 6학년 2개 학급 내부 시설과 복도 등에서 62개의 환경 검체도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접촉자와 함께 역학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인근 지역 주민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까지 검사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엽·박현주 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