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성공위해선 우선 협력과 소통
미래산업 주도 4차산업혁명 기지화
관련中企 혁신 지원정책 발굴 중요
정부도 규제개선 인간공존 준비해야

로봇은 일련의 복잡한 행동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계를 일컫는다. 그 가운데 사람 모양을 한 로봇을 안드로이드라고 부르며, 자동차 조립과 같이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을 산업용 로봇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개인이나 가정용 또는 교육과 의료분야에서 서비스 로봇이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여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지능형 로봇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 산업용 로봇은 37만대, 서비스 로봇은 2천400만대 정도가 보급되어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비대면 사회로의 변화는 로봇의 전면적 등장을 앞당겨 머지않아 인간이 로봇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03년 국가 10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로봇산업을 선정하고, 2008년에 로봇산업에 관한 특별법인 지능형로봇개발 및 보급촉진법을 제정하여 지금까지 로봇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기업지원, 인프라 구축 등 꾸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인천은 2004년부터 로봇교육과 대회를 개최하여 로봇으로 주목받는 도시가 되었고 2009년에 정부의 국책사업인 로봇랜드 조성사업 지역으로 지정받았다.
그러나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테마파크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했던 인천의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로봇타워와 연구동을 건축한 이후 답보상태를 지속해 왔다. 여기에는 로봇산업의 미성숙, 기술적 한계와 테마파크의 콘텐츠 부족 그리고 대내외 경제여건의 변화라는 원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로봇테마파크에 대한 사업성이 낮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할 수 있다. 2019년부터 인천은 과감하게 로봇랜드 사업계획의 변경을 추진했다. 테마파크의 면적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로봇의 연구개발, 생산, 실증과 인증 등 로봇산업 육성에 필요한 공간인 로봇산업용지를 도입하여 로봇랜드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로봇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기로 하였다. 인천시는 작년 6월 정부로부터 새로운 로봇랜드 사업의 기본계획인 조성실행계획을, 올해 6월에는 개발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실시계획을 확정하고 기반공사 설계를 시작하여 내년 하반기에는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 로봇랜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선결 조건이 있다. 첫째는 협력과 소통이다. 정부와 원활한 소통은 물론이고, 시행 주체인 인천시와 인천테크노파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중심으로 (주)인천로봇랜드, 참여 주주사, 인천도시공사가 원팀이 되어 인천의 전략산업,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인 로봇산업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한다. 둘째는 앵커기업과 연구기관의 유치다. 최근 인천로봇랜드에 교육용 로봇분야의 1위 기업인 (주)로보로보의 유치가 확정되었다. 로봇 클러스터의 조성에는 산학연 협력을 바탕으로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천로봇랜드는 로봇산업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융합되어 미래산업을 주도해 나가는 4차 산업혁명의 기지가 되어야 한다. 셋째는 로봇 관련 중소기업의 육성이다. 국내 로봇 기업 2천235개사 중에 매출 50억원 미만 기업이 95%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 성장하고 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출발은 모두 중소벤처기업이었다. 인천로봇클러스터는 로봇 중소기업 성장의 디딤돌이자 기술혁신의 용광로가 되도록 혁신적인 지원정책을 발굴해 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
지난해 정부는 로봇산업의 규제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일상에 성큼 다가온 로봇에 대한 규제개선과 지원정책을 강화하여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의 로봇산업을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이번에 새롭게 출발하는 인천로봇랜드 조성사업이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로봇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서병조 인천테크노파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