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테크' 이어… 부인 명의 여주 맹지산 매입 개발사업 진행 확인
"노후위해 매입" 해명에도… 3500㎡ 12개 필지 쪼개 전원주택 가능


자신의 소유인 세종시의 신축 아파트를 놔두고 관사에 입주해 이른바 '관사 테크(관사+재테크)' 의혹이 제기된 하남도시공사 이학수 사장(7월6일자 9면 보도=이학수 하남도시공사 사장 '청문회 거짓말' 의혹… 자가 소유 불구 관사 거주 논란)이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장 재직 당시 부인 명의로 여주시 산을 매입해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장은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부지를 노후 거주를 위해 매입했다고 했지만 전형적인 필지 쪼개기 방식의 부동산 투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7일 이 사장 소유의 여주시 천송동 433-1~12번지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이 사장은 2018년 1월26일까지 진입도로가 없는 산지 3천500여㎡를 2억8천300만원에 배우자 A씨 명의로 매입한 뒤 그해 10월 말에 12개 필지로 분할했다.

또한 분할 전인 8월 중순께 해당 부지에 지역 축협으로부터 1억8천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됐던 것으로 미뤄 산지전용부담금 납부를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2019년 1월 말께 249㎡ 1필지를 8천250만원(실거래 신고가)에 개인에게 매각하면서 진입도로 개설을 위한 토지까지 매입, 이 사장 부인 명의의 토지는 도로와 잡종지 등을 제외하고 총 10채의 소규모 전원주택(땅콩주택)을 신축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장은 K-water 사장 퇴임 전인 지난해 2월 93.5㎡ 규모의 1층짜리 단독주택을 신축해 거주 중이다. 본인이 사용 중인 2개 필지와 매각한 1개 필지를 빼고 나면 여전히 7개 필지는 부인 명의로 돼 있어 매각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가족, 형제들과 퇴임 후 함께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여주 임야를 구입했고 주택까지 지어 살고 있다"며 "나머지 부지는 대출 비용 조달 등 어려움이 있어 매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개발 업체 관계자들은 저렴한 맹지를 구입한 뒤 추후 진입도로를 개설해 비싼 가격에 매각하는 방식을 볼 때 전형적인 산지개발을 통한 투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부동산개발업자는 "쪼개놓은 필지가 작기 때문에 661㎡ 전후의 전원주택보다는 일명 땅콩주택을 건축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부지가 신륵사관광지와 가깝고 인근에도 전원주택단지가 들어서 있는 만큼 추후 지가 상승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