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상한선 웃돌아 '불법' 불구
교육지원청 신고있어야 단속 입장
고교생 월평균 사교육비 5.2% 증가
교육 양극화 우려·학생들 박탈감도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통해 최적의 입시 전형을 골라 드려요."

성남의 한 입시 학원은 학생의 내신 성적을 분석해 가장 합격률이 높은 대학과 입시 전형을 1대1로 컨설팅해준다. 가격은 1시간에 22만원. 자기소개서 첨삭이 포함되면 비용은 37만원까지 늘어난다.

수원의 입시학원도 비슷하다. 90분에 30만원.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지만 컨설팅을 찾는 학생들은 많다. 학원 관계자 박모(36)씨는 "지금 대학 수시모집 시즌이라 문의 전화가 많다"며 "학원이 가진 고급 정보와 데이터로 컨설팅이 진행돼 학교보다 더 합격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지출을 줄이기 위해 성남과 수원 교육지원청이 정한 학원비 상한선은 각각 분당 260원, 200원이다. 이 기준에서 본다면 앞선 입시 컨설팅 학원의 사례는 '불법'이다.

그러나 2022학년도 대학 입시가 다가오면서 경기도 내에 고액 입시컨설팅 학원이 성행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코로나19를 핑계로 방역 점검만 진행할 뿐 불법 사교육 단속이 방치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코로나19가 중점 상황이다 보니 방역 위주 점검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시·군별 교육지원청에 수시 점검을 권고하고 합동 점검도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 교육지원청은 불법 사교육 단속은 주로 신고와 고발이 있어야 단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학원에 방역 점검을 하기에도 벅차다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학원법상 3차례 적발 후에나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실제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경우는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문제는 코로나19로 학교 진학 상담 기회가 줄어들고 교육 양극화까지 심해진 상황 속에서 학생들의 박탈감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들 학원들은 코로나19를 틈타 비대면 화상 상담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액입시 상담에 대한 단속이 방치되면 교육 양극화가 심화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입시철에 한해서라도 고강도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교육 시장 전체가 팽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1인당 월평균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5.2% 늘었다.

학생들도 고액 상담으로 대학 진학에 도움을 받았다는 사례를 들을 때마다 박탈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용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정모(19)군은 "많은 돈을 투자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면 현재 입시 제도가 유능한 인재를 뽑는 방식에 적합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액 학원에 대해 알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면 특별 점검을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지영기자·고건수습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