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도 미루고 선수촌서 구슬땀
고교때보다 체중 감량·근육 늘려
"메달 획득 보단 내 기술을 제대로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 기계체조 국가대표로 선발된 '도마요정' 여서정(수원시청)은 지난해 경기체고를 졸업한 뒤 대학진학을 보류한 채 충북 진천에서 오는 23일 시작되는 제32회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매일 같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여자 도마 부문에서 32년만에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만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고, 3년 만에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재차 경쟁에 나서기 위해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그는 8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첫 올림픽 출전인데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살짝 복잡한 심정"이라면서도 "내가 하는 기술을 열심히 잘 해내는 게 최우선 목표다. 후회 없이 연기하는 게 가장 우선 순위로 선정했기 때문에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2바퀴 비트는 기술 '여서정(난도 6.2)'을 선보이는데, 이 기술을 올림픽에서 실수 없이 성공한다면 금메달 획득도 가능하다는 게 체조계의 정설이다.
다만 미국 여자 체조의 살아있는 전설 시몬 바일스와의 맞대결에 대해 묻자, 가볍게 웃음을 보이며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것만 열심히 해낸다면(이길 수도 있지 않겠나)"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 최초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여홍철이고, 어머니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김채은으로, 체조 집안의 딸이다. 올림픽 출전을 앞둔 딸에게 아빠 여홍철은 별도의 팁을 설명하지 않은 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긴장하지 말고 하던 것 그대로 보여주면 될 것 같다"고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 152㎝ 상당인 여서정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고교 시절보다 더욱 몸무게를 줄이는 대신 근육량을 높였다.
그는 "몸에 없는 근육을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붙이려고 하다 보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코로나19 때 다소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주변 분들께 많이 의지했다. 나를 도와준 분들을 위해서라도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