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국수영 1m·3m서 우승컵
10m 입수 허리 부상 '전화 위복'
약한 종목 집중 실력 빠르게 향상
지도자들 입을 모아 "초고교급"
현재 인천체고 출신 선수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대표 종목(팀)은 어디일까? 정답은 수영 다이빙 종목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김영남(제주도청)을 비롯해 인천 여자 다이빙의 간판인 조은비(인천시청) 등이 인천체고 출신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정동민(인천체고 3년)은 선배들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다. 현재 국가대표 후보 선수인 정동민은 지난 3월에 열린 제11회 김천 전국수영대회 남고부 다이빙 1m 스프링보드와 3m 스프링보드에서 정상에 섰다.
또 인천체고 1년 후배인 유서준과 함께 출전한 플랫폼 싱크로 종목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다이빙 스프링보드 종목에서 정동민은 초고교급 선수다. 특히 그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입을 모은다.
정동민은 인천 영선초 재학 중 친누나와 함께 수영을 배우다가 선생님의 권유로 다이빙을 시작했다. 다부지고 날렵한 체격이 다이빙 선수에 어울렸던 것이다.
그는 초교 시절 출전한 대회에서 선배·동기들과 경쟁에서 약간씩 밀리며 2위 혹은 3위에 올랐다.
늘 입상은 했지만 선수 본인에겐 아쉬운 결과였다.
인천 구산중으로 진학한 정동민은 선수로서 큰 성장통을 겪었다.
그는 "초등학생은 5m에서만 시합을 뛰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10m에서도 시합을 하게 되면서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결국 선수 생활을 접었다. 1년 정도 운동을 쉬니 무료함이 밀려오던 차에 현재 국가대표팀의 코치이자 인천시청팀 감독인 조우영 지도자가 그를 찾아왔다.
조 감독은 진솔한 대화로 정동민에게 운동 방향과 방법을 제시했고, 이에 마음을 돌렸다.
선수 생활을 재개한 정동민은 중학교 2학년 때 출전한 제46회 전국소년체전에서 플랫폼과 3m 스프링보드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으며, 이듬해 열린 제47회 소년체전에선 플랫폼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해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던 정동민에게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플랫폼 10m 입수 과정에서 허리가 꺾이며, 부상을 당한 거였다. 부상으로 플랫폼 훈련에 지장을 받았지만 그는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갔다.
결과적으로 척추 부상은 플랫폼에 비해 다소 약했던 스프링보드 종목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그만큼 실력도 빠르게 향상됐다.
고교 1학년 때 출전한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다이빙 1m 스프링보드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결실을 봤다.
이듬해엔 코로나19로 연습장이 폐장하면서 입수 훈련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정동민은 근력 훈련에 집중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술의 난이도를 늘렸다.
인천체고 윤정원 지도자는 "현재 동민이는 우리나라 다이빙의 간판인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가 3m 스프링보드에서 구사하는 높은 난도의 기술을 거의 구사한다. 아직 완성도가 충분치 않지만 기술적으로는 월드클래스 수준과 유사하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디테일을 살려서 더 높은 점수를 받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동민의 목표는 고교 졸업 전에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멘털이 약한 편이었던 정동민은 스포츠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슬럼프나 스트레스를 잊고 집중할 방법을 터득했다.
그는 "시합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연습 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나에게 맞는 시합 운영법을 알게 되면서 연습 때 기량의 90%는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기세를 몰아 국가대표 발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