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청소년 3년까지 숙식 해결
확진자 발생 운영중단땐 거리로
내부 공간 부족… 격리도 힘들어
가정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머물고 있는 '청소년쉼터'의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들이 방역 당국의 올 3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소년쉼터에는 오갈 데 없는 청소년들이 집단으로 숙식 생활을 하고 있다. 집단 감염 우려를 안고 있는 청소년쉼터 종사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 교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하지만 청소년 교육·돌봄 시설인 청소년쉼터 종사자는 백신 접종 대상에서 빠졌다. 인천지역 8개 청소년쉼터에는 사회복지사 등 70~8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청소년쉼터는 위기 청소년들이 짧게는 하루 이틀부터 길게는 3년까지 머물 수 있는 곳이다. 온종일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해 혹여 확진자가 나오면 집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 지난 4월 인천 부평구의 한 청소년쉼터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을 긴장케 했다.
청소년쉼터에 처음 들어오는 청소년은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입소한 청소년은 물론 종사자들도 2~4주에 한 번씩 계속 검사를 받는다. 그럼에도 정작 백신 접종 대상에서는 청소년쉼터가 제외된 것이다.
청소년쉼터 종사자들은 확진자가 발생해 시설 운영이 중단되면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이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시설 내에 공간이 부족한 탓에 자가 격리도 여의치 않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의 한 청소년쉼터 관계자는 "청소년쉼터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가정 형편상 집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며 "청소년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인데, 왜 접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청소년쉼터 운영을 총괄하는 인천시 아동청소년과 관계자는 "정부의 백신 접종 우선 대상자에 청소년쉼터 종사자가 제외되면서 지자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우선 접종 대상자에 이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백신 담당 부서에 건의해 최종 조율 중"이라며 "백신 접종이 확정되면 다음 달 초에는 청소년쉼터 종사자들도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