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학기 전자과 학생은 '막막'
"실습과정 직접 해보지 않으면…"
'실무 집중' 전문대 배려 교육부 조처
인천재능대, 칸막이·1대1수업 예정
폴리텍대 등 대학들 감염 확산 주시
최근 교육부가 2학기 대학 대면 강의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역대 최고 단계에 이르면서 학생은 물론 대학가도 고심에 빠졌다.
3년 전 인하공업전문대학을 입학해 올해 마지막 학기를 앞둔 김형진(디지털전자과·21)씨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현재 실습수업이 50%가량 줄었다고 했다.
그는 "학과 특성상 전자회로 시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장치에 여러 부품을 꽂아보는 실습 과정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대면 수업을 해야 학생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나,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우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난 1학기의 경우 온라인 수업을 제외한 이론 수업은 비대면으로, 나머지 3개 수업은 격주로 나눠 온라인 강의와 실습을 병행했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하면서 당장 다음 달 개강하는 2학기에는 강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가늠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24일 2학기 대학의 실험·실습·실기 교과목을 대면 수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4년제 대학보다 수업 연한이 짧고 취업을 위한 실무 과정이 집중된 전문대학의 대면 수업 확대가 이번 방안의 골자다.
그러나 수도권은 지난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 전문대학들은 2학기 학사 계획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여부를 지켜보고 수강 신청이 시작되는 다음 달 중순까지 수업 방식을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2학기 전면 대면 수업을 계획했던 인하공업전문대학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대면(1단계), 격주 대면(2단계), 제한적 대면(3단계), 전면 비대면(4단계)'으로 구분하는 수업 지침을 마련했다.
인천재능대학교는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면서 재학생의 백신 접종률을 고려해 대면 수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단, 실습이 많은 학과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되지 않더라도 대면 수업을 유지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실용음악과는 자리마다 칸막이를 설치해 1대1 수업을 할 예정"이라며 "호텔외식조리과는 음식 조리대 간격을 띄어놓고 수업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기술 중심의 실무 전문인을 양성하는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는 대부분 학과 수업 중 실습이 60%가량을 차지해 고심이 더 깊다.
학교 관계자는 "학문을 연구하는 4년제 대학과는 달리, 우리 학교는 대부분 직장을 다니다가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실무 과정을 듣는 수강생이 많다"며 "우선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여부를 지켜보고 수업 방법을 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인여자대학교는 교양 수업은 비대면으로 하고, 디자인·뷰티 계열 등 실습이 많은 학과는 대면 수업을 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대면 수업 비율을 지난 1학기보다 2배가량 늘려 총 수업의 50%까지 확대하려고 했던 경인여대도 일단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4년제 대학인 인천대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대면 수업(1~2단계), 실험·실습·실기 교과목 대면 수업(3단계), 전면 비대면 수업(4단계) 등으로 학사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인하대학교는 실험·실습·실기 교과목은 대면 수업, 이론 교과목은 인원에 따라 대면·비대면을 하거나 이를 병행하는 수업(이상 1~2단계), 교무처 승인 시 실험·실습·실기 교과목은 대면 수업(3단계), 전면 비대면 수업(4단계)으로 나눴다.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관계자는 "개강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학교 측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면 수업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며 "우선은 수도권 대학의 계절학기 수업은 비대면으로 하고, 방학 중 대학 시설 이용 시 조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라는 내용을 각 학교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