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공원 사육 동물들, 매각되거나 관리 부실 폐사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 /경인일보DB

면양 개체수 조절 실패 감당못해
토끼·꽃사슴 질병관리 안되기도

인천지역 공원에서 전시 목적으로 사육되는 동물들이 개체 수 조절 실패로 매각되거나 관리 부실로 폐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인천녹색연합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인천 남동구는 올해 2월 늘솔길공원에서 기르던 면양 20마리를 매각했다.

2014년 늘솔길공원에 '양떼목장'을 조성하며 면양 7마리를 매입한 남동구는 면양이 번식으로 45마리까지 늘어나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거의 절반을 개인에게 매각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올해 3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중성화수술이나 암·수를 구분한 사육 방식의 개체 수 조절 방안을 남동구에 제시했으나 별다른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계양공원사업소가 운영 중인 서구 연희자연마당에서도 키우던 토끼의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 생육 환경이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4마리였던 토끼는 2019년 94마리까지 증가했다.

계양공원사업소는 지난해 부평구 나비공원에 40마리를 이전하고 암·수를 구분해 관리하고 있으나 토끼가 폐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2019년에는 20마리가 죽었고,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8마리와 6마리가 폐사했다.

현재도 서로 물어뜯어 귀에 큰 상처를 입었거나 피부병에 걸리고, 심지어 탈장이 된 토끼들이 있으나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지적했다.

월미공원사업소의 중구 월미공원에서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꽃사슴 13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 사육하는 토끼도 지난해 9마리가 죽었다. 월미공원에는 현재 40여 마리의 토끼가 있는데, 번식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사육 공간을 넓히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공원에 동물들을 반입하면서 개체 수와 질병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않아 폐사하거나 다른 곳으로 매각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며 "유희 목적의 공원 내 동물 전시는 점차 중단돼야 하고, 현재 남아 있는 동물의 거주 환경 정비 등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