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신의 우현(又玄) 고유섭(1905~1944)은 한국 미학(美學)의 선구자이다. 우현의 출생지 인근이며 동인천역 근처의 전시장 '우현문(又玄門) 갤러리'에선 일사(一沙) 홍용선(78)의 초대전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일부터 시작해 28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는 우현의 삶과 업적을 대중에게 알리는 기념관을 만들기 위한 전시인데, 우현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결코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후배임을 자처하는 인천 출신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릴레이 전시로, 2년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홍용선 작가의 이번 전시는 릴레이 전시의 첫 번째 순서로 마련됐다.
홍용선 작가는 우현과 같은 창영초등학교 출신으로 인천중학교와 제물포고를 나와 홍익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부산대와 세종대 등에서는 교수로 재직하며 작품활동과 후학을 양성하는 일도 병행했다.
의미있는 전시회를 직접 보기 위해 우현문 갤러리를 찾았다. 갤러리 1~3관(1~3층) 전관에서 그의 작품 40여 점을 만날 수 있었다. 3관(3층)에는 5m가 넘는 대형작품과 최근작 위주로, 2층과 1층에는 규모가 작은 작품이 걸렸다.
의미있는 전시회를 직접 보기 위해 우현문 갤러리를 찾았다. 갤러리 1~3관(1~3층) 전관에서 그의 작품 40여 점을 만날 수 있었다. 3관(3층)에는 5m가 넘는 대형작품과 최근작 위주로, 2층과 1층에는 규모가 작은 작품이 걸렸다.
홍용선 작가는 스티로폼에 그림을 그린다. 스티로폼의 발견은 아주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선물 상자에 들어있던 스티로폼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다가 그것들을 화선지 대용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스티로폼의 흰 면에 스케치를 하고 예리한 칼로 도려내는 작업을 시도했다.
작품의 주제는 작가의 집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꽃들을 비롯해 새, 풍경 등이었다. 한국화의 전통적 입장에서 보자면 당혹감을 주는 매우 실험적인 시도다. 스티로폼은 물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화선지나 한지 같은 물을 잘 빨아들이는 재료와 같은 발묵 효과는 거의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티로폼에 그린 한국화이면서 부조회화인 그의 작품은 그래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질감이나 색감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제대로 알 수 없다. 시간을 꼭 내어서라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갤러리에서 감상하지 않으면 감흥을 느끼기 힘든 대형 작품도 많다.
거창한 사유의 세계 보다는 생활에서 느끼는 정서를 중요시하는 그의 성향답게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스티로폼이라는 싸구려 소재에 그린 작품이지만 그의 작품은 가격이 높게 거래되는 편이다. 갤러리 1층부터 3층까지 전시 작품의 가격을 합하면 10억원은 훌쩍 넘긴다는 것이 갤러리 관계자의 설명이다.
28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회장을 직접 찾아서 감상하길 권한다. 우현문 갤러리는 인천 중구 우현로90번길 19-9에 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