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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미추홀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올리는 '아버지의 침묵'의 연습 장면. 2021.7.19 /극단 미추홀 제공

대통령상 작품… 당시 주연 김종원 출연
수도국산 배경 소외계층·시대모순 다뤄
실어증 걸린 父 다섯마디로 대화 인상적


극단 미추홀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1990년 제8회 전국연극제 수상작인 '아버지의 침묵'을 무대에 올린다.

'아버지의 침묵'은 30년 전 극단 미추홀이 전국연극제에 출품해 최우수작품상(대통령상)을 받은 작품이다. 인천시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을 맡은 고(故) 윤조병(1939~2017)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고 작품의 주연을 맡은 배우 김종원이 최우수 남자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지역 연극인들이 인천 연극의 위상을 드높이자 인천에 시립극단 창단의 계기로도 작용했다.

아버지의 침묵은 인천 동구 수도국산 달동네를 배경으로 도시 빈민 등 소외 계층의 아픔과 시대적 모순을 고발한 작품이다. 실어증에 걸린 기자 출신 아버지와 운동권 딸, 해직된 교사 어머니가 살아온 지난 시대의 이야기다.

비극적 현실 속에서도 미래를 추구하는 건강하고 밝은 인생의 한 단면을 따뜻한 인간애와 섬세한 언어감각으로 그려내며 담백하고 깔끔하게 서정적 무대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실어증에 걸린 아버지는 '아이야', '여보', '허튼수작', '문은 열지 않았어', '누룽지' 등 다섯 마디로 주변 인물과 대화한다. 연기는 30년 전 주연을 맡은 배우 김종원이 다시 맡았다.

30여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원로 배우 김종원(극단 미추홀 대표)씨는 "극단 미추홀이 40년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 여러분과 무대에서 땀 흘리는 배우, 무대 뒤에서 묵묵히 일한 스태프 여러분 덕"이라며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연출은 김종원 대표의 아들인 김범수 극단 미추홀 상임 연출이 맡았다.

김범수 상임 연출은 "극단 미추홀의 40주년 기념공연 작품으로 '아버지의 침묵'을 올리게 되어 영광"이라며 "전국연극제 최우수작품상과 아버지가 최우수 남자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고 그만큼 연출의 부담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의 원형을 살리면서도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대극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주인공 가족의 비극적 삶과 인천의 수도국산 달동네 마을 영세민들의 고단한 삶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그렸다"고 말했다. 작품은 20일부터 22일까지 오후 7시30분 인천 수봉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