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49.5% 확보 권한 위임 계약
경영권 적극 개입땐 회장과 갈등


인천항 향토기업인 영진공사의 2대 주주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가 올라섰다. 이강우 부회장 측 지분을 확보한 이 펀드 운용사가 경영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밝히면서, 이강신 회장 측과 경영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인천항만업계 등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에이비즈파트너스는 최근 이강우 부회장 측 지분 49.5%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에이비즈파트너스는 2대 주주 권한을 갖게 됐으며, 경영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진공사는 선광, 우련통운과 함께 인천항 3대 향토기업으로 불린다. 1961년 설립돼 올해 60주년을 맞은 영진공사는 항만 하역, 창고업, 3자 물류, 육상·해상 운송, 바닷모래 채취·판매 등 인천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레인 국제공항에서 지상조업과 하역 부문 사업을 맡고 있기도 하다.

에이비즈파트너스는 영진공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에 적극 개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이비즈파트너스 관계자는 "영진공사는 오랫동안 항만에서 사업을 했다는 점에서 항만 접근성 등의 장점이 있다"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으나, 최근 수익이 정체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토기업 중에서 경영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못한 기업이 종종 있다"며 "2대 주주의 권리를 활용해 구매 등 여러 분야에서 정상적이고 투명한 프로세스를 안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비즈파트너스는 선진화된 경영시스템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경영을 혁신하고, 결과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모투자펀드는 주식 확보 등의 방법을 통해 경영권에 개입한 뒤 회사의 가치를 높여 다시 이를 매각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을 취한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으로는 1년 안팎의 기간이 소요된다. 에이비즈파트너스 측은 이와 달리 4~5년 정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비즈파트너스가 경영권에 개입하게 되면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이강신 회장 측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비즈파트너스가 밝힌 경영 혁신은 이강신 회장이 구축한 현재 체제에 대한 비판이 포함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사모투자펀드는 기본적으로 기업에 대한 체질을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경영진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영진공사도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