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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탈도 많은 도쿄 올림픽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강행을, 일부 시민단체와 국제사회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질 참인데, 제국주의 일본을 상징하는 욱일기 사용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하는 만행에 이어 주한 일본대사관 서열 2위인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마스터베이션'이라고 비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연속되는 악재에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도 망언에 대해 즉각 비판과 질책에 나섰고,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는 유감을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한국민의 민심을 달래고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일본의 국격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결국 대통령의 방일은 취소됐고, 얼어붙은 한일관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도쿄올림픽은 천시(天時)와 인심(人心)을 잃은 행사다. 인류의 축제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완화시키고 스가 내각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홍보 행사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며, 또 이번 올림픽 자체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도 그리 높지 않다. 일본 때문에 이러다가 올림픽 자체가 대중적 관심을 받기 어려운 행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도쿄 올림픽은 개최국 홍보와 그 정권을 위한, 나아가 4년을 준비한 선수 개인의 영광을 위한 최악의 행사로 기록될 지도 모른다.

생각할수록 일본은 알다가도 모를 나라다. 세계적으로 젓가락을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중국·일본·베트남 정도이기에 지리적으로, 식탁문화 상으로 일본은 매우 가까운 나라일 것이나 뜯어보면 많이 다르다. 일본은 젓가락 문화가 매우 복잡스러운데 젓가락을 꺼낼 때에도 오른손으로 집고 왼손으로 젓가락 중간 부분을 잡은 다음 다시 오른손으로 식탁에 올려둔다. 또 사용 후 젓가락을 그릇 위에 가로로 걸쳐 놓는다. 이게 일본식 식사예절이다. 젓가락 문화만 해도 이렇게 다른 나라가 일본이니 과거사와 독도 문제를 접어두고라도 참 이해하기도, 가까이 하기도, 상대하기도 어려운 껄끄러운 이웃이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