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 조사 과정에서 동선을 숨겨 이른바 'n차 감염'을 불러온 현직 경찰관이 불구속 입건됐다.
인천남동경찰서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직 경찰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허위 진술을 해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녀의 자가 격리로 자신도 재택근무를 하던 중 탁구 동호회에 참석해 지인을 만났으나, 역학 조사 때 해당 동선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휴대전화 위치정보(GPS) 조회 등을 통해 A씨의 이동 경로를 확인한 뒤 당시 접촉자가 있었는지 물었지만, A씨는 접촉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심층 역학 조사 과정에서 다른 확진자인 B씨가 동호회에서 A씨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숨은 감염의 연결고리가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당시 몸살 기운이 있는 데다, 정신이 없어서 (역학조사에서) 제대로 된 진술을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인천시는 A씨가 동선을 숨겨 20명이 넘는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에서 근무 중인 A씨는 소속 경찰서에서도 감찰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주 내로 A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