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시기 소음·악취 민원 '집중'
지자체는 중성화 자체 예산 편성
설치 급식소 부숴… 경찰 고소도
주민-동물 공존하는 방향 '조언'
여름철이 되면서 길고양이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여름은 겨울보다 날씨가 따뜻하고 먹이가 풍부해 길고양이가 번식하는 시기로,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길고양이에 대한 민원도 집중되고 있다.
20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평구에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접수된 길고양이 중성화 신청 민원 80건 중 6월 이후 접수된 것은 30%(24건)에 달한다.
민원인들은 '길고양이를 당장 눈에 안 띄게 치워 달라'거나 '캣맘이 길고양이 밥을 못 주도록 조치하라'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는데, 구에서는 길고양이 개체 수 증가를 막기 위해 중성화 신청을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중성화 신청이 많다 보니, 부평구는 400마리 길고양이를 중성화할 수 있는 구 자체 예산을 편성했다.
인천 내 다른 기초 자치단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연수구의 경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많게는 하루에 10통 이상 길고양이와 관련한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늘어난 새끼 고양이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거나 길고양이 배설물로 인한 악취를 토로하는 민원이 많다는 게 연수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전체 길고양이 민원 중 70%가량이 여름에 몰린다"며 "올해 길고양이 중성화 예산은 이미 모두 소진돼 관련 민원이 들어오면 내년에 중성화 사업을 신청해달라고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서구도 여름철 집중되는 길고양이 중성화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200마리를 중성화할 수 있는 예산을 추가로 마련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도 여름철에는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인천 연수구에서 5년째 길고양이 보호·구조 활동을 하는 유모(49)씨는 "지난해 여름에는 아파트 단지에 설치한 길고양이 급식소를 60대 주민이 발로 밟아 부숴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며 "고양이를 싫어해 어미가 있는 새끼 고양이를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길고양이 개체 수 관리를 통해 주민 갈등을 해소하고, 길고양이와 함께 살아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길고양이를 무분별하게 쫓아내거나 급식소를 없애면 개체 수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먹이를 찾기 위해 쓰레기를 헤집는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주민과 동물 간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여름철 길고양이 '짜증 폭발'… 캣맘, 인근 주민들과 마찰도
입력 2021-07-20 21:43
수정 2021-07-2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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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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