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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3일까지 용인 뮤지엄그라운드에서 진행중인 '곰돌이 J의 2050년으로부터 온 초대장' 전에 전시된 정찬부 작가의 작품. /뮤지엄그라운드 제공

환경오염 불편한 현실 마주하게 해
정찬부 작가 "현대인에 친절한 경고"


화학자 파울 크뤼천은 인류가 지질 변화에 직접 영향을 끼친 행태를 함의하는 지질 시대 용어로 '인류세'를 제시했다.

이 단어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환경문제에 접근하게 하며 현재 다양한 영역에서 담론들을 형성해 가는 중인데 '인류세'를 공식화하려는 지질학자들은 인간이 퇴적층에 남길 대표 물질로 '플라스틱'을 꼽는다.

오는 10월 3일까지 용인 뮤지엄그라운드에서 '곰돌이 J의 2050년으로부터 온 초대장' 전을 진행하고 있는 정찬부 작가 역시 '인류세'를 전시 주제로 한 새로운 시각으로 환경문제를 조망한다.

전시는 2050년 미래 시간에서 부유하는 '곰돌이 J'가 현재의 인류에게 보내는 미래 모습의 전언을 가상 설정한다. 2050년은 지구의 미래를 연구하는 연구기관 '로마클럽'에서 핵심 역할을 한 컴퓨터 모델 '월드 3'가 예측한 인류 문명의 종말을 예언한 시기다.

작가는 폐플라스틱 '빨대'를 작품의 질료로 사용해 인류가 지워지고 플라스틱만이 남은 미래를 가상 설정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는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병목현상을 개인의 생명력이 담긴 서사로 치환함으로써 쉽게 관계 맺고 버려지는 것들을 재조명한다. 아울러 단기간에 생산-소비-폐기가 이루어지는 현재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호소하기 보다 은유를 통해 강조한다.

관람객들은 재료의 특질 자체에서 미적 가치를 담아낸 작가의 의도를 포착, 작품 속 화려한 색상과 익숙한 외형 안에 숨겨진 환경오염이라는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혼자서 당당히' 시리즈 중 하나인 곰돌이 J는 인류 문명의 종말을 예언한 시기의 가상의 공간을 홀로 떠돌며, 현대인들에게 친절한 경고를 던지는 '인류세' 말미의 공간으로 초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