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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스카이72 골프장 전경. /스카이72 제공


법원 "토지·건물 인계…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 이행" 1심 판결
공사 '무단점유 조속한 종식' 강조… 스카이72 "깊은 유감, 항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활주로 부지 골프장 운영사 스카이72와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인천지방법원 제1-1행정부는 22일 인천공항공사가 제기한 '부동산 인도 소송'에 대해 "스카이72는 토지와 건물을 인천공항공사에 인도하고, 시기부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부동산 인도 소송에 대한 반소로 스카이72가 제기한 '유익비 등 지급 청구 소송', '협의 의무 확인 소송'에 대해서는 "청구를 기각한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의 계약은 지난해 말 만료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 측이 부지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다며 명도 소송을 제기했다.

스카이72 측은 계약 기간의 바탕이 되는 인천공항 제5활주로 건설이 지연된 만큼 재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야 하며, 잔디와 클럽하우스 등 골프장 시설물의 소유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쟁점은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간 맺은 협약이 어떤 성격을 띠느냐였다. 인천공항공사는 소유권 이전(또는 철거)을 전제로 한 BOT(Build Operate Transfer) 사업이라는 입장이었으며, 스카이72 측은 민법상 임대차 계약이라고 맞섰다.

스카이72의 유익비 상환 청구도 이를 토대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 협약의 주된 목적, 구조, 내용에 비춰 볼 때 이 협약은 민법상 임대차 계약과는 성질을 달리한다"며 "민법상 지상물매수청구권이나 유익비상환청구권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날 1심 판결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무단 점유의 조속한 종식'을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사업자의 자의적 주장에서 비롯된 분쟁이었으며, 법원이 신속한 판단을 통해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스카이72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시설을 인수인계해 고용 불안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스카이72 측이 시설 인계를 거부하고 소송 등 분쟁을 이어가면 법·제도적 장치를 적극 활용해 무단 점유를 조속히 종식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스카이72 측은 "이번 소송은 변론 기일 시작 2개월 만에 급작스럽게 종결돼 충분한 변론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재판부가 급하게 재판을 종결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공기업이 민간사업자가 피땀 흘려 만든 수천억원의 가치를 단 한 번의 성실한 협의도 없이 무상으로 가져가겠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이번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항소해 이번 판결의 문제점에 대해 다툴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판결을 토대로 골프장 토지·건물의 소유권 이전을 위한 '가집행'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스카이72 측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