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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속자료 중심지 역할을 하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이 23일 통일동산에 문을 열었다/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국내 최대 민속유물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국립 민속박물관 파주(관장 김종대·이하 파주관)'가 23일 파주 통일동산 헤이리에 문을 열었다.

파주관은 2018년 연면적 1만 268㎡ 부지에 착공돼 2년 후 건물(4천553㎡)을 완공하고 같은 해 9월부터 서울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서 8만 6천270건의 민속유물과 81만 4천581건의 아카이브 자료를 옮겨와 1년여의 준비와 시범 운영을 거쳤다.

파주관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민속유물과 아카이브 자료를 보관·활용하기 위한 '개방형 수장고'로 운영된다.


■국내 최대 유·무형 민속유물자료 중심지 역할 수행

파주관은 맷돌, 항아리와 같은 유형의 민속유물과 사진, 음원, 영상 등 무형의 민속자료를 모두 모아 둔 국내 최대 민속자료센터로, 민속자료의 보관과 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유물 수장시설은 개방형 수장고 10개와 비개방 수장고 5개 등 15개로 구성돼 있다.

유형의 민속유물은 재질별 보존 환경을 고려해 보관하고, 조도와 온·습도의 영향이 적거나 적응력이 좋은 재질의 유물을 '열린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공개한다.

또 사진, 영상, 음원 등 무형의 민속자료인 아카이브는 파주관 내 '민속아카이브'를 조성해 일반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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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민속박물관 제공

■ "이제 나도 큐레이터"…박물관 관람자에서 이용자로

개방형 수장고에서는 '구족반(狗足盤), 호족반(虎足盤)' 등 전문가들만이 알 수 있었던 소반(밥상)의 다양한 형태의 유물도 관람객 누구나 눈 앞에서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

전통 문양을 연구하는 민속학자나, 제품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도 전통유물의 실물을 보면서 연구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글을 쓰는 작가는 '70~80년대'의 사진과 음원, 영상을 보면서 또 다른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드라마를 구상할 수도 있다. 조금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면 각 자료실의 정보 키오스크를 통해 유물의 상세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박물관은 큐레이터에 의해 주제에 맞게 선택된 유물을 관람했다면, 파주 개방형 수장고와 민속 아카이브는 관람객 스스로 개인의 필요나 목적에 따라 자료의 이용자가 될 수 있다.

파주관은 특히 유형 10만8천743건과 무형 16만9천167점에 이르는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총 6대의 멀티비전(6.5m x 2m)이 설치된 '미디어 월'을 갖추고 있으며, 관람객들이 직접 소장품 이미지의 아이콘을 이용해 연관 데이터를 쉽게 검색하고 QR코드 링크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개인 휴대폰에 담을 수도 있다.

■ 홈페이지 통해 1회차당 100명씩 예약제 운영

파주관은 개방형 수장고에 보관된 유물의 피로도 등을 고려해 매주 화~일요일(1일 5회, 월요일 휴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은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http://www.nfm.go.kr)에서 할 수 있다.

어린이 체험실, 열린 보존과학실, 미디어 정보원 등 체험 공간도 갖추고 있어 인근 헤이리 예술마을이나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과 연계한 가족단위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파주관은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수장고와 소장유물, 아카이브 자료 등에 특화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 '열린 수장고' 강조한 김종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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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김종대 관장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운영됩니다"

김종대 관장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민속유물과 아카이브 자료를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수장고'로 운영된다"면서 "민속유물뿐만 아니라 사진, 음원, 영상 등 유무형 민속자료 90여만 건을 모아 둔 국내 최대 민속자료센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파주관은) '보존'을 위한 수장고의 개념을 넘어 지식과 정보의 공유를 위해 한걸음 나아간 방식의 '열린' 수장고"라며 "개방형 수장고의 이상적인 완성은 관람객 스스로 개인의 취향이나 목적에 따라 주체적인 관람자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특히 "(개방형 수장고는) 단순히 유리벽 너머에 수장된 소장품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국립민속박물관이 축적해 온 다양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관람객이 자신의 요구에 따라 정보를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 공유'의 기능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주관은 이에 따라) 재질별 보존환경에 맞춰 조도와 온·습도의 영향이 적거나 적응력이 좋은 재질의 유물을 중심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관람객이 다채로운 유물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상시 관람 가능한 '열린 수장고'와 유리창을 통해 들여 다 볼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또 "민속 문화 관련 자료를 모두 볼 수 있는 '민속 아카이브'가 있어 어느 누구라도 필요에 따라 원하는 자료를 자유롭게 검색하고 찾아볼 수 있다"면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관람객, 학생, 민속자료연구자, 디자이너, 시나리오 작가 등으로부터 각광을 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