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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 作 'Young Suh, On the Boundary, 2013'. /닻미술관 제공

광주 닻미술관서 내달 14일~10월17일 전시
사진가·시인, 사진·글·영상 등 매개 여정
근원적·생존적 질문 통해 삶의 본질 탐구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위태로운 길 위에서 생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전시가 마련됐다.

다음 달 14일부터 10월17일까지 광주 닻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영석 사진가와 시인 케이티 피터슨의 2인전 '경계선 위에서 On the Boundary'는 장소와 공간을 주제로 '집'이라는 최초의 장소를 벗어나 새로운 변화의 여정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담는다.

이들은 삶의 경계에 서 있는 우리의 모습을 사진과 글, 그리고 영상과 책을 매개로 감각적인 스토리라인을 형성해 공간 안에 구성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곳에 살 수 있을까'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함께 우리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에서 벗어나, '과연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존적 질문을 찾아간다.

전시에서 던진 질문은 미국 서부의 극적인 풍경과 기후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담긴 이야기에서 해답을 찾는다.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와 모하비 사막 지역, 아일랜드 서부해안의 외딴 섬 풍경, 알래스카의 냉랭한 겨울 이미지가 작품에 담겼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목적지를 향해 계속 이동하는 여행자의 모습 보다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인물로 묘사된다. 작품 'Young Suh, Afternoon Nap, 2015'는 트레일러 안에 앉아있는 흑인 청년이 사막의 가혹한 빛과 열기에 넋이 나간 듯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종교적 상징을 통해서도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기독교에서 인생은 긴 여정으로 표현되는데 전시에서 다룬 미국 자동차 여행의 모습이 인생의 여정과 닮았다.

또 작품 속에 담긴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인이 빛으로 반사된 물 위를 하염없이 떠다니는 모습과 외딴 사막 한가운데에서 생일 케이크를 들고 있는 소년의 모습 등에서는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 속 삶의 본질을 간접적으로 알아간다.

작가들은 전시 설명을 통해 "우리가 흥미로워하는 것은 어떻게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만들어 나가는지, 그리고 인생의 커다란 질문들이 어떻게 개인의 일상 속 작은 사건을 통해 자리잡고 있는지"라고 전한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