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중국을 잇는 길목이었던 영흥도 해역에서 발굴된 고려청자와 중국 원나라 무역선인 '신안선' 유물 등 우리나라 수중 문화유산 발굴 성과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다.
인천시립박물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공동개최하는 '수중유물, 고려바다의 흔적'전이 27일 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막을 올린다.
10월17일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광주박물관의 소장품들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76년 중국 원나라 무역선인 '신안선'의 발굴을 시작으로 14척의 난파선과 국내 20여 곳 이상 유적 등에서 유물 발굴 조사가 진행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이 발굴된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인천 앞바다의 영흥도에서 발굴된 수중유물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인다.
영흥도는 삼국시대부터 한반도와 중국을 이어주는 국제 항로와 국내 연안항로의 길목이었는데, 영흥도 섬업벌 해역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 가운데 고려시대 청자 위주로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다.
지금까지 발굴된 우리나라 고선박 중 가장 이른 시기인 통일신라시대 배로 알려진 '영흥도선'의 사진과 영상도 전시된다.
전시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건져 올린 고선박과 수중유물이 고려를 넘어 동아시아 주변 국가로 향했던 화물임을 밝히고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당시 사회 문화상을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 1부 '바다로 떠나다'에서는 고려시대 서해 바다를 오간 국내외 선박들의 항로와 출항 전 화물 포장 방법, 오늘날 송장에 해당하는 '목간' 등을 소개한다. 2부 '배 안에서의 생활'에서는 긴 시간을 배 안에서 보낸 뱃사람들의 고단한 일상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3부 '바람과 바다가 운반한 화물'에서는 당시 국제 교역로와 조운로를 통해 유통된 도자기와 곡식, 지역 특산품 등을 보여준다.
2010년 태안군 근흥면 마도 부근 해저에서 발굴된 '마도 2호선'에 실린 보물 1783호 '청자 매병'도 전시된다.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 관장은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선박이 발견된 영흥도의 수중유물 등 국내 수중유물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라며 "이번 전시가 많은 시민들에게 수중발굴과 수중유물을 알리는 길라잡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