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아동기관의 치료 권유 외면
두 아들 집에 둔 채 PC방 외출도
시력이 손상된 어린 아들을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지 않고 1년 넘게 방치해 실명에 이르게 한 부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40)씨와 그의 아내 B(24·여)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 부부는 2019년 2월부터 9월21일까지 아들 C(3)군이 시력 손상으로 앞을 잘 보지 못하는데도 안과 치료를 받게 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 부부는 그해 5월22일께 당시 1살이던 C군이 대퇴부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의사로부터 "아들의 동공 반응이 없는 것 같으니 안과 진료를 받아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후 수차례 병원 진료 예약을 미루다가 의사의 권유를 받은 지 9개월이 지나서야 아들을 안과 병원에 데리고 갔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지원을 받아 정밀 검사를 한 결과 C군은 양안 유리체 출혈과 망막 병리 의증 등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A씨 부부는 "안과 수술과 치료를 받게 하라"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의 권유를 외면했다.
그러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지난해 7월31일께 A씨 부부의 동의를 받아 C군을 병원에 데리고 가 안구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C군은 '양안 망막 박리로 인한 실명 상태'였다.
B씨는 지난해 9월14일 새벽 시간대 C군과 당시 3살이던 첫째 아들 D(4)군만 집에 두고 게임을 하려고 인근 PC방에 다녀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C군의 시력 손상을 알고도 1년 6개월이 넘게 방임했고, 이로 인해 피해 아동은 시력 회복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