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웰빙타운 잘려나간 가로수들
최근 광교 웰빙타운로 인근 가로수들이 고사하면서 베어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2021.7.27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식재후 10여년 꽃안펴 문제제기
웰빙타운로 주변 입주민들 불만

"애초에 도시 개발 단계부터 나무 식재가 잘못된 것 아닙니까?"

수원 광교 웰빙타운로 주변에 심겨 있던 가로수들이 고사하면서 최근 수원시가 벌목을 진행했는데, 주민들은 애초에 광교 개발 당시 가로수 식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7일 수원시와 광교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최근 고사한 이팝나무 100여그루를 벌목했다. 이팝나무는 우리나라 남부 지방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하는 낙엽성 교목이다. 흙이 얕은 곳에서도 자라고 꽃도 오래 펴 국내 가로수 대표 주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광교 웰빙타운 인근 이팝나무들은 올해 초부터 잎이 마르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시와 시 가로수 건강 검진단은 지난 3월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내리고 가지치기, 영양제 투약 등을 했지만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고사하게 됐다.

이에 주민들은 식재된 이후 10여년 동안 나무에 꽃이 피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광교 지구 개발 당시 가로수 식재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토양 등 구조적인 문제 탓에 나무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잘려나간 나무들 이외에도 가로수들 일부는 입이 마르는 등 현재 고사 상태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광교 주민 A씨는 "현재 살아있는 나무들도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라며 "식재 과정에서 잘못돼 활착이 되지 않았다면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팝나무 고사 원인을 찾기 위해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등 전문 기관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외부적 요인 탓에 고사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병충해 탓인지 식재 과정에서의 문제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나무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결국 고사해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사 원인을 찾은 뒤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