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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처인구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들이 녹슨 철장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2021.7.9 /조수현 수습기자 naturelee@kyeongin.com

지난 6일 용인시 곰 사육농장에서 탈출한 곰이 2마리가 아닌 1마리일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녹색연합이 정부의 부실한 사육 곰 관리 감독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7월 6일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사육장에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던 반달가슴곰은 2마리가 아니라 1마리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면서 "2019년 해당 농장(당시 농장 소재지는 안성)에서 곰 2마리가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중 1마리는 농장주가 폐사 신고를 하지 않은 곰으로 밝혀졌던 것과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20여일 간 농장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며 생활했다"며 "곰 수색에 든 인력과 예산도 낭비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탈출한 곰) 2마리 중 1마리가 13년이 넘은 웅담 채취용 사육 곰이라면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불법증식 반달가슴곰(전시관람용도,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행방 또한 밝혀내야 한다"며 "곰이 불법증식 개체인지 웅담 채취용 사육 곰인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로 인해 농장에서는 용도에 따라 곰을 분리사육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불법 도축될 수도 있다는 말"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거짓 곰 탈출 사건으로 정부의 사육 곰 관리 감독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다"면서 "사육 곰의 개체 수조차 제대로 점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부실 점검을 넘어 불법 조장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녹색연합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불법 증식, 웅담 채취용 사육 곰 산업을 끝내기 위한 로드맵 마련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수백억을 들여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고 있는 나라에서 여전히 웅담 채취용 곰 사육이 합법이라는 모순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오전 10시30분께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의 곰 사육농장에서 태어난 지 3년 된 수컷 반달가슴곰 2마리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곧바로 수색에 나선 용인시 등은 같은 날 오후 12시50분께 탈출한 곰 1마리를 사살했고, 남은 한 마리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가운데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해당 농장주로부터 탈출한 곰이 두 마리가 아닌 한 마리였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농장에서 곰 사체 일부도 발견돼 불법 도축 곰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